[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아름다운 테러리스트/김성태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아름다운 테러리스트/김성태

입력 2012-05-19 00:00
수정 2012-05-19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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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테러리스트/김성태


나는 킬러다

하얀 구두를 신은 푸른 수염의 고독한 사냥꾼이다

그리운 敵이 없다

늠름한 敵이 없다

결단하듯 넥타이를 맨 패배뿐이다

이십오 년 전 밤 그때도 검은 눈이 내렸단다 태양의 중심부를 향해 새들이 부리를 박았지만 빛은 쏟아지지 않았단다

(중략)

나는 킬러이기에

우상을 거부하며

총을 쏜 자보다 총을 쏜 자의 배후를 의심한다

촛불의 원리로

혁명이라는 한 점을 향하여 한 점을 저격한다

교묘하게 흘러가는 잿빛 구름들

번개를 의심하라 구름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그림자 위로 내리꽂히는 햇빛

침묵을 깬 통증이 빛난다

희다

2012-05-19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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