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심야의 2호선/김세영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심야의 2호선/김세영

입력 2012-12-01 00:00
수정 2012-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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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의 2호선/김세영

밤늦은 귀가

흐물흐물한 애벌레처럼

창이 벽이 되는 몸체로 들어가

땅 속을 달린다

꿈의 터널을 뚫는 두더지가

어둠의 속살을 헤치는 박쥐로 진화했다는

옛 이야기를 창의 진동으로 듣는다

철제 껍데기 속의 번데기가

나비로 우화하는 꿈을 꾸다가

한 생의 목적지를 지나쳐버린다

귀에 익은 정거장의 이름이

다시 한 번 잠을 깨울 때까지

인큐베이터 속의 미숙아처럼

잠 속을 달린다

새로운 새벽의 귀가

전생의 기억들로 가득한 조간을 들고

낯설지 않은 집 앞에서 머뭇거린다.

2012-12-0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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