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소리] 가정은 전쟁터가 아니다/중부경찰서 여성보호계 경장 이화영

[독자의 소리] 가정은 전쟁터가 아니다/중부경찰서 여성보호계 경장 이화영

입력 2014-07-05 00:00
수정 2014-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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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장 같은 도화지 위에 가족이 첫 그림을 그린다. 그 그림이 어떻게 그려지느냐에 따라 사람에 대한 신뢰, 관계에 대한 경험, 인생에 있어 살아남기 위한 전략들이 세워진다. 그렇기에 가족이 그리는 첫 그림이 잘못 그려질 경우 개인 차원을 넘어 사회적으로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가정폭력과 관련된 뉴스나 기사를 접할 때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똥파리.’ 어릴 때부터 가정폭력 안에서 자란 주인공은 자신의 폭력적 성격과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남녀를 불문하고 폭행을 행사하다 결국에는 아버지까지 폭행하는 패륜을 저지른다는 내용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어둡고 불편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고 ‘폭력은 대물림될 수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또 한 가지 우연한 기회에 ‘보보인형실험’ 영상을 접했다. 4세가량의 어린아이들에게 인형을 공격하는 장면과 인형과 즐겁게 노는 영상을 보여준 뒤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실험하는 영상이었다. 인형을 소중히 다루며 즐겁게 노는 영상을 본 아이들은 똑같이 인형을 사랑해주고 인형에게 욕을 하며 폭력을 행사하는 영상을 본 아이들은 어른이 했던 행위보다 더 심하게 인형을 때리고 욕하는 행태를 보였다. 부모의 부주의한 언행과 공격적 행동이 아이들에게 끼칠 영향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도 여전히 가정폭력을 ‘집안문제’라고 여겨 신고하기를 꺼려 하고 밖으로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정폭력은 더 이상 집안문제가 아닌 명백한 범죄행위다. 따라서 가정폭력 피해가 발생하면 관련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계해 상담, 치료, 지원 등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중부경찰서 여성보호계 경장 이화영

2014-07-0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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