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우리말] ‘듯’의 띄어쓰기/오명숙 어문부장

[똑똑 우리말] ‘듯’의 띄어쓰기/오명숙 어문부장

오명숙 기자
입력 2020-07-22 20:14
수정 2020-07-23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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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날 듯 말 듯 가물거린다.” “김밥 말듯 돌돌 말아라.” 두 개의 문장 속 ‘듯’을 보면 하나는 앞말과 띄어져 있고 하나는 붙어 있다. 같은 단어인데 어떤 때는 띄우고 어떤 때는 붙이니 띄어쓰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게 당연하다.

‘듯’은 그 쓰임이 의존명사인지 어미인지에 따라 띄어쓰기가 달라진다.

의존명사는 ‘것’, ‘따름’, ‘데’, ‘뿐’ 등과 같이 의미가 형식적이어서 다른 말 아래에 기대어 쓰이는 명사를 말한다. 기대어 쓰이지만 독립된 단어이므로 띄어 써야 한다. ‘듯’ 역시 의존명사로 사용됐을 경우 띄어 쓴다.

의존명사 ‘듯’은 ‘듯이’의 준말로 정도가 비슷하거나 짐작 또는 추측을 나타내는 말이다. “손에 잡힐 듯 잘 보인다”, “그는 이미 모든 걸 알고 있는 듯 말했다”처럼 어미 ‘-은(ㄴ)’, ‘-는’, ‘-을(ㄹ)’ 뒤에 쓰인다. 이 경우 ‘듯’을 ‘것처럼’으로 바꿔 사용해도 비슷한 뜻이 된다.

“기억이 날 듯 말 듯 가물거린다”에서와 같이 ‘-은 듯 만 듯’, ‘-는 듯 마는 듯’, ‘-을 듯 말 듯’ 구성으로 쓰여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러지 아니한 것 같기도 함을 나타낼 때의 ‘듯’도 의존명사다.

어미 ‘듯’ 역시 ‘듯이’의 준말로 ‘-이다’의 어간, 용언의 어간 또는 어미 ‘-으시-’, ‘-었-’, ‘-겠-’ 뒤에 붙어 뒤 절의 내용이 앞 절의 내용과 거의 같음을 나타낸다.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김밥 말듯 돌돌 말아라”처럼 ‘듯’을 ‘오다’와 ‘말다’의 어간 ‘오-’와 ‘말-’ 뒤에 붙여 쓴다.
2020-07-23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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