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우리말] 박이다와 배기다/오명숙 어문부장

[똑똑 우리말] 박이다와 배기다/오명숙 어문부장

오명숙 기자
입력 2020-10-14 20:34
수정 2020-10-15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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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유명 발레리나의 발 사진이 공개된 적이 있었다. 사진 속 그녀의 발은 굳은살로 인해 울퉁불퉁해져 있었다. 굳은살은 그 사람이 얼마나 치열한 삶을 살았는지를 보여 주는 증표다.

흔히 손이나 발 등에 굳은살이 생긴 모습을 표현할 때 ‘굳은살이 배기다’ 또는 ‘굳은살이 박히다’라고 한다. 이는 바른 표현일까. 정답은 둘 다 아니다. ‘굳은살이 박이다’로 써야 한다.

‘박이다’를 쓸 자리에 ‘배기다’를 쓰는 경우를 종종 본다. ‘배기다’는 ‘바닥에 닿는 몸의 부분에 단단한 것이 받치는 힘을 느끼게 되다’란 뜻으로 몸의 일부가 다른 부분과 접촉한 상태에서 힘을 느낄 때 사용하는 말이다. ‘하루 종일 방바닥에 누워 있었더니 등이 배긴다’, ‘오래 앉아 있었더니 엉덩이가 배긴다’ 따위로 쓰인다. 반면 ‘박이다’는 ‘버릇, 생각, 태도 따위가 깊이 배다’, ‘손바닥, 발바닥 따위에 굳은살이 생기다’란 뜻으로 반복적인 생활 습관으로 몸의 일부에 변화가 와 있는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즉 손이나 발바닥 따위를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사용해 살이 단단해진 상태를 이를 때는 ‘굳은살이 박이다’라고 쓴다.

그런데 여기서 또 ‘박이다’를 쓰면서 ‘박히다’와 혼동하는 사례도 많다.

‘박히다’는 ‘박다’의 피동사로 ‘의자에 박힌 못’, ‘방구석에 박혀 나오질 않는다’처럼 쓰인다. ‘박히다’는 사람이 적극적으로 박는 경우에 사용되는 말로 의도적으로 그렇게 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oms30@seoul.co.kr
2020-10-1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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