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마트 피자· 롯데마트 치킨… 이래도 되나

[사설] 이마트 피자· 롯데마트 치킨… 이래도 되나

입력 2010-12-10 00:00
수정 2010-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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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마트가 어제부터 82개 매장에서 프라이드 치킨 한 마리(900g 안팎)를 5000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가격은 동네 치킨집에서 팔리고 있는 프라이드 치킨 가격의 30~40% 선이다. 롯데마트가 치킨 무, 샐러드, 소스는 별도로 돈을 받고 따로 판매하는 것을 감안해도 절반 수준이다. 다른 대형마트에서 팔리는 것보다도 30~40% 싸다. 롯데마트는 매일 점포별로 200~400마리를 판매할 계획이다. 롯데마트가 싼 가격에 프라이드 치킨을 판매하기로 한 것은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가 지난 8월부터 52개 매장에서 대형 피자를 다른 피자업체의 절반 수준인 1만 1500원에 판매하며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한 반격의 성격이 짙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값이 싼 프라이드 치킨과 피자가 나온 것은 환영할 만하다. 거품이 빠지게 된 것을 반기는 소비자들도 많다. 롯데마트와 이마트가 싼 가격에 프라이드 치킨과 피자를 각각 판매하고 있지만 이들 업체가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마트 피자만 하더라도 매장을 방문해 주문하면 보통 2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소비자들은 2시간 동안 이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계획에도 없던 물건을 사는 경우가 많아 이마트 입장에서 보면 괜찮은 영업전략이다. 롯데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마트 피자나 롯데마트 프라이드 치킨은 다른 상품 구입을 늘리려는 미끼상품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소비자들은 이마트 피자, 롯데마트 프라이드 치킨을 환영하지만 가격에만 주목할 일은 아니다. 이마트 피자와 롯데마트 프라이드 치킨은 서민상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분위기와도 맞지 않는다. 올해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사상 유례 없는 이익을 올리며 보너스와 승진 잔치를 벌이고 있지만 영세상인들에게 대기업의 호황은 남의 일처럼 들린다. 특히 양극화가 점점 심화되는 상황이어서 이마트 피자와 롯데마트 프라이드 치킨을 좋은 쪽으로만 볼 수는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지나치게 많은 이익을 챙겨 피자와 프라이드 치킨 값이 비싸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프랜차이즈 본사도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

2010-12-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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