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은 이산가족 상봉제의에 화답하라

[사설] 북은 이산가족 상봉제의에 화답하라

입력 2012-02-15 00:00
수정 2012-02-15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을 북측에 제의했다. 한동안 단절된 남북관계를 다시 열기 위해 먼저 손을 내민 것이다. 북한 측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우리 정부의 조문 태도를 문제 삼으며 “남측 당국과 상종하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정부 내에서는 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과 김정은의 권력 승계로 북한 당국이 체제를 안정시킬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해 왔다. 그러나 북한이 오는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미국과 고위급 대화를 갖기로 한 것을 보면 평양 당국이 대외정책의 가닥을 잡았다고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서둘러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접촉을 제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산가족 상봉은 남북한이 그동안의 단절을 풀고 다시 대화를 모색하기에 가장 적합한 현안이다. 현 정부 들어 이산가족 상봉은 2009년 9월과 2010년 10~11월 두 차례 이뤄졌다. 이산가족 상봉은 인도주의적 문제이기 때문에 남이나 북이나 피할 명분이 없다.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북한이 대화에 응해 실무접촉이 성사되면 올봄 이산가족 상봉이 최우선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를 계기로 남북관계를 가로막고 있는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와 천안함·연평도 사건 등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수 있다. 북한 당국은 최근 금강산관광 재개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남측 관광객에 대한 신변안전 보장 약속을 비공식적으로 밝혀왔기 때문에 이를 공식화하기만 하면 걸림돌이 제거될 수 있는 상황이다.

북한의 새 정권이 체제를 안정시키고 당면한 식량난과 경제난을 해결하려면 외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북측이 남측을 배제하고 미국이나 일본과 협상하겠다는 전략은 이미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 따라서 북측은 이번 이산가족 상봉 제의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남측 당국자들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천안함·연평도 사건과 관련해 다소 유연해진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될 때는 관례적으로 우리 측이 쌀이나 비료를 지원해 왔다. 5·24 조치로 아직 북한에 대한 대규모 지원은 어렵겠지만, 이번에도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된다면 인도적인 대북 지원은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2012-02-15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