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유’에 눈먼 지방의원 늘린 국회도 문제다

[사설] ‘외유’에 눈먼 지방의원 늘린 국회도 문제다

입력 2014-02-06 00:00
수정 2014-02-0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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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구의회 의원들이 외유성 해외 출장 경비 1400여만원을 토해내도록 서울시가 지시했다. 해당 지역 주민 206명이 지난해 7월 서울시에 감사를 청구한 데 따른 조치다. 지방의회 의원에게 외유성 출장비를 환수토록 결정한 것은 2000년 주민감사제 도입 이후 처음이다. 서울시는 이 의원들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차례의 해외 출장에서 의정 활동과 관계없는 식대와 주류 구입 등에 1400여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의원들은 지난해 터키 외유 당시 이스탄불 시내 한복판에서 자기들끼리 싸움을 벌이는 추태를 보여 혀를 차게 한 바 있다. 이들은 귀국 후 심사위원회에 보고서도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바탕인 지방의회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한심한 노릇이다.

지방의원들의 부적절한 행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의정 활동 참고자료 수집 등의 명목으로 매년 관광성 해외 연수를 다녀오기 일쑤였고, 업무추진비를 노래방이나 주점에서 사용하거나 나눠먹기식 선물비로 부당 집행해 여론의 질타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오죽하면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 결과 지방의회의 청렴도가 10점 만점에 평균 6.15점이라는 저조한 수준에 머물렀겠는가.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청렴도가 각각 7.86점, 7.66점으로 조사됐으니 지역 주민의 지방의회에 대한 불신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지방의회 혁신방안을 마련하기는커녕 광역·기초 의원을 34명이나 늘린 국회로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지방의원들이 외유성 출장에서 눈먼 돈처럼 경비를 낭비하는 사이, 여야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 같은 본질은 제쳐 두고 자신들의 손발 노릇을 하는 지방의원 수 늘리기로 밥그릇만 챙긴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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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스위스 같은 지방자치 선진국의 사례를 들먹일 여유조차 없어 보인다. 풀뿌리가 흔들리고 썩어가는 마당에 기본부터 바로잡는 게 우선이다. 먼저 해외출장 내역과 경과를 낱낱이 공개토록 의무화해 지방의원의 일탈 행위를 막아야 한다. 문제가 된 지방의원은 다음 선거에서 가차 없이 걸러내는 등 지역 유권자의 지속적인 감시와 참여, 비판도 절실하다. 무엇보다 지방의원 못지않게 외유성 해외 출장 시비에 휘말렸던 여야 국회의원부터 스스로 의정활동의 모범을 보이고 실천적인 쇄신 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2014-02-0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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