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경적2/노주석 논설위원

[길섶에서] 경적2/노주석 논설위원

입력 2010-03-24 00:00
수정 2010-03-24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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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선 운전을 하다가 1초만 지체해도 여지없이 뒤에서 “빵빵” 공격을 받는다. “왜들 이렇게 빵빵거려.” 일본에서 오래 산 지인이 투덜거렸다. 일본에서는 자동차 경적소리를 듣기가 어렵단다. 하긴 일본 출장길에서 한국처럼 신경질이 가득 담긴 경적소리를 들은 기억이 없다.

일본 운전자들도 경적을 울리긴 한다. 우리와는 용도가 사뭇 다르다. 왜 빨리 안 가느냐고 울리는 게 아니라 끼어들기한 차량이 양보해준 뒤차에 고맙다는 표시로 “빵”하고 부드럽게 한번 눌러준다는 것. 경적의 울림 속에 “고마워요.”란 뜻이 들어 있다고 한다.

일본식 경적의 용도가 부럽다. 필자는 2008년 7월 본 난에 ‘경적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스스로는 경적 울리지 않기를 운전습관화하고 있다. 세상은 달라진 게 없다. 더 급해졌다. 마구 울려대는 자동차 경적은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에게 국제적인 조롱감이다. 지구상에서 일본을 무시하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라고 한다. 배울 것은 배우자.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2010-03-24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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