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옹고집/박대출 논설위원

[길섶에서]옹고집/박대출 논설위원

입력 2010-10-07 00:00
수정 2010-10-0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얼마 전 전직 국회의원을 만났다. 5선까지 지낸 인사다. 그가 어른으로 모시던 정치인이 있다. 지금은 서로 멀어졌다. 꽤 세월이 흘렀다. 어른이 편찮다는 얘기를 들었다. 병문안 뜻을 전했다. 하지만 응답이 없다. 어른이 마음을 풀지 않은 것이다.

또 다른 지인을 만났다. 한때 대통령을 꿈꾸던 정치인의 측근이다. 24년간 비서로 몸 담았다. 최근 어른으로부터 혼쭐이 났다고 한다. 사이가 멀어진 어떤 이 때문이다. 그가 인사 가겠다는 뜻을 전했다가 타박만 들었다. 어른은 두 마디로 잘라버렸다. “내가 왜 만나. 좋아하는 사람도 만날 시간 없어.”

살다 보면 가까운 이도, 멀어진 이도 생기게 마련이다. 두 어른은 누구나 알 만한 분들이다. 오랜 정치 생활로 그런 이들이 더 많을 게다. 인생 끝자락에 미움은 놓고 가는 게 편할 것이다. 그런데도 막상 그렇지 못하다. 나이가 들면 고집만 세진다는 말이 맞는가. 두 어른도 그러니, 범인(凡人)은 오죽하랴. 평소 미운 사람을 덜 만드는 게 상책일 것 같다. 더 나이 들기 전에.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2010-10-07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