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킴스 누들/이도운 논설위원

[길섶에서] 킴스 누들/이도운 논설위원

입력 2011-09-16 00:00
수정 2011-09-16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브뤼셀의 교외 주택가에 자리잡은 ‘상해’.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차이니스 레스토랑이지만 특별한 메뉴를 갖추고 있다. ‘킴스 누들’(Kim’s Noodle).

벨기에로 파견 나온 한국인 김씨. 모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과음을 했지만, 브뤼셀 어디에도 북어국·선지국·콩나물국은 없었다. 쓰린 속을 참지 못한 김씨. 한국 식품점에서 라면과 김치를 사들고 단골집 상해를 찾았다. 직접 주방에 들어가 라면에 해물과 야채를 잔뜩 넣어 끓여 먹었다. 얼떨결에 새로운 요리법을 전수받은 중국인 주방장. 다음 날 메뉴에 김씨의 누들(면)을 올렸다. 킴스 누들을 먹기 위해 한국인이 모여들었다. 주방장은 한국인 손님을 위해 김치까지 제공했다. 호기심에 중국인과 벨기에인도 킴스 누들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상해 부근 한국 식품점의 라면과 김치 매출도 덩달아 늘었다.

한국인의 못 말리는 술타령에서 비롯됐지만 결과는 글로벌 해피 엔딩. 한국인도, 중국인도, 벨기에인도 자그마한 ‘한류’에 동참하게 됐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2011-09-16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