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모정(母情)/구본영 논설위원

[길섶에서] 모정(母情)/구본영 논설위원

입력 2012-02-10 00:00
수정 2012-02-10 00:1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지난 주말 어머니가 지방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러잖아도 허리가 불편한 데다 노령이라 덜컥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어머니는 “많이 안 다쳤으니 올 필요 없다.”고 짐짓 안심시키려 하셨다.

하지만 내려가서 보니 말씀처럼 단순한 타박상은 아니었다. 다리 뼈에 금이 가고 무릎 부근의 인대도 파열돼 있었다. 한 달가량 입원해야 할 정도인데도 서울의 아들을 번거롭게 하지 않으려는 마음이었던 모양이다. 여든을 바라보는 어머니에게는 한참 전에 중년이 된 자식도 여전히 세살배기 어린아이로 보이는 걸까. 서울행 기차를 타려고 병실을 나서는 등 뒤로 “추운데 감기 조심하라.”는 당부가 들려왔다.

문득 재소자 교화활동을 하는 허전 시인의 경험담이 생각났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아 ‘교화’를 시도해도 심드렁해하지만, 어머니에 대한 시를 낭송하면 모두가 눈시울을 붉힌다고 했다. 그렇다. 어머니야말로 누구에게나 마음속으로 기댈 마지막 언덕이 아닐까 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2012-02-10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