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말 한마디/최광숙 논설위원

[길섶에서] 말 한마디/최광숙 논설위원

입력 2012-02-16 00:00
수정 2012-02-16 00:5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김영삼 전 대통령의 통역을 맡았던 한 인사의 말이다. 정상회담도 힘들지만 각종 만찬 통역이 어찌 보면 더 괴롭단다. 식사 중에도 통역을 해야 하니 잘 차려 놓은 음식도 ‘그림의 떡’이다. 어느 날 김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밥을 먹지 못한 걸 뻔히 알면서도 만찬이 끝난 뒤 “밥 묵었나?”라고 한마디 건넸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고 한다. 고생했다는 말을 에둘러 표현한 대통령의 진심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나가는데 의사가 한마디 던졌다. “잘 지내세요.” 참 힘이 나는 격려였다. 운동 열심히 하고, 잘 지내라는 의사의 말은 어떤 약보다 약효가 뛰어난 것 같다. 며칠 전 퇴근 길에 한 직원이 “조심해서 가세요.”라고 인사를 했다. 몹시 추운 날이었는데 그의 말 한마디에 온기가 은은하게 퍼지는 것 같았다.

한마디 말이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다고 한다. 좋은 말은 긍정의 힘, 에너지를 낳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좌절과 분노를 초래할 수도 있다. 각박한 요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2-02-16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