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욕심/정기홍 논설위원

[길섶에서] 욕심/정기홍 논설위원

입력 2015-02-03 00:32
수정 2015-02-03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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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고양이, 인간에게 좋아하는 고기를 먹이는 실험을 했다. 인간은 배가 터질 정도로 먹어 댔지만 두 짐승은 위 용량의 80%에서 그쳤다고 한다. 강물에 비친 고기를 탐해 물고 가던 고기마저 놓쳐 버린 ‘욕심 많은 개’보다 더한 미련함과 어리석음이 인간에게 있음을 보인 사례다. 언제나 영리한 두뇌에 앞선 인간의 교만 때문이다. 이래서 인간은 하루 열두 번을 더 욕심내고, 이도 모자라 “굴린다”고 한다. ‘개만도 못한 인간’이란 말을 들을 만하다. ‘인간의 잡것’을 뒤적여 잘도 써 먹는 드라마 작가들만 살판이 난 지금이 아닌가.

최근 “몸이 안 좋아지는 낌새가 보이는 것은 갖고 있는 욕심을 버리라는 신호”라는 한학자의 강의가 있었다. 넘쳐가는 그때에, 그 자리에서 멈춰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 하면 몸은 비정상으로 치닫고 발병한다는 게 요지다. 실제 한동안 잘나가던 사람이 병이 나 크게 고생하는 걸 더러 본다. 경쟁에서 앞서가자며 어색한 겉웃음을 짓고, 달리 상대를 헐뜯고 걸어 넘어뜨려야 직성이 풀린다. 한학자의 말처럼 이 모든 것이 멈추지 못하는 탐욕 때문일 것이다. 고생 끝에 낙이라는 ‘고진감래’로 살 일이지 ‘제 논에 물 대기식’으로 살 건 아니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5-02-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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