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수제 담배/오일만 논설위원

[길섶에서] 수제 담배/오일만 논설위원

오일만 기자
오일만 기자
입력 2016-07-22 17:58
수정 2016-07-2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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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정책을 만들면 아래에선 대책을 세운다’(上有政策 下有對策)는 말이 있다. 무리한 국가 정책에 대해 민초들이 지혜롭게 대응한다는 의미다. 원래 중국 속담인데 국적을 떠나 담뱃값 인상 이후 우리 상황에 너무도 들어맞아 새삼 놀랐다.

담뱃값 인상의 표면적 이유는 금연 효과였지만 나라 곳간을 채우려는 꼼수라는 것쯤은 누구나 다 안다. ‘끊느냐 마느냐’는 일차원적 고민을 떠나 일단의 용기(?) 있는 애연가들이 분연히 떨쳐 일어났다. ‘수제 담배’라는 자구책을 들고나온 것이다. 비용 절감이 주된 목적이었지만 정부의 담배 정책에 대한 불만을 ‘시민운동’으로 확장시키는 애연가들도 생겨났다. 직접 담배에 필요한 원재료를 갖고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하는 시민 모임이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일종의 크라우딩펀딩이다. 인터넷을 통해 시중가 절반으로 담배를 직접 생산 판매하는 사업도 생겨났다. 소자본 창업이 가능해 법적 문제를 떠나 열풍이 거세다고 한다.

올 상반기 소주와 담배 판매량이 다시 급증하고 있다는 기사가 눈길을 끈다. 팍팍한 인생살이 어떻게든 견뎌 내려는 애처로움이 가슴에 와 닿는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2016-07-2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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