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궁상/서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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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 기자
서동철 기자
입력 2023-06-16 02:48
수정 2023-06-16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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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 무치는 도사가 됐네. 내가 생각해도 대견하다. 아삭아삭하고 맛있다. 슈퍼에서 콩나물 한 봉지를 사면 봉지 뒷면에 조리법이 적혀 있다. 라면 끓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설명서대로 5분 30초 동안 데친 다음 찬물에 헹군다. 그리고 적힌 대로 이런저런 양념을 넣어 무치면 끝이다. 이렇게 만들기 쉬우면서 맛있는 반찬이 없다. 그러고 보니 공산품 먹거리 위주로 파는 동네 슈퍼에서 콩나물은 두부, 달걀과 함께 드물게 보이는 신선식품이기도 하다.

어릴 적 동네 가게에서 콩나물을 사면 고깔모자처럼 접은 신문지에 담아 주었던 기억이 난다. 어머니는 우리 형제들에게 콩나물 다듬기를 시켰는데, 껍질을 벗기고 꼬리를 자르는 일이었다. 요즘 슈퍼 콩나물에는 껍질이 보이지 않는다. 아예 공장에서 모두 벗겨 내보내는 모양이다. 어린 입맛에는 그저 그랬던 콩나물무침이며 콩나물국이 지금은 맛있다. 콩나물을 데치며 어머니 생각이며, 어린 시절 생각이 솔솔 나는 걸 보니 나이 들어 가는 모양이다.

2023-06-1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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