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먼먼데이/안미현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먼먼데이/안미현 수석논설위원

안미현 기자
입력 2023-10-17 23:59
수정 2023-10-17 23:5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안내문이 붙었다. 늘 출근에 쫓겨 살펴볼 여유가 없는데 이날따라 시선이 꽂혔다. ‘먼먼데이’라는 제목 때문이었을 것이다. 뭔 말인가 호기심이 동했다. 요지인즉슨 ‘먼저 본 사람이 먼저 인사하는 날(Day·데이)’을 만들자는 거였다. 낚였다 싶었다.

그래도 유쾌한 낚시질이다. 구(區)에서 새로 시작한 캠페인이란다. ‘먼 사람도 가깝게 만드는 3초의 기적’이라는 과장된 문구가 아니더라도 엘리베이터 안의 어색한 침묵을 깨는 데는 인사만큼 좋은 게 없다. 가벼운 목례나 눈인사만으로도 공기가 달라진다. 다만 낯선 이에게 말을 건네는 건 약간의, 아니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무표정한 상대도 먼저 인사를 건네면 십중팔구 화답을 한다. 물론 아주 가끔은 ‘무플’로 민망함을 안기는 이도 있지만…. 때로는 뚱한 표정으로 서 있다가 상대의 싹싹한 인사에 어색하게 맞받는 반대의 경우도 있다. 관(官) 냄새가 나도 이런 캠페인이라면 기꺼이 동참하리라.
2023-10-18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가수 유승준의 한국비자발급 허용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가수 유승준이 한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세 번째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다만 이전처럼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이 법원 판단을 따르지 않고 비자 발급을 거부할 경우 한국 입국은 여전히 어려울 수 있다. 유승준의 한국입국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1. 허용해선 안된다
2. 이젠 허용해도 된다
3. 관심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