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광화문광장의 5분 명상

[길섶에서] 광화문광장의 5분 명상

박현갑 기자
박현갑 기자
입력 2024-09-29 23:38
수정 2024-09-29 23:3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그제 서울 광화문광장이 침묵의 공간으로 변했다. 교통을 통제한 가운데 불교 신도 등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5분간 명상에 빠져들었다. 시끄러운 집회의 단골 장소에서 명상이라니 조계종의 시도가 신선했다. 참석자들은 원하던 마음의 평화를 찾았을까.

며칠 전 지인의 말이 떠오른다. 미국에서 공부한 그는 ‘한국은 재미난 지옥, 미국은 따분한 천국’이라고 했다. 한국 사회는 역동적이지만 끝없는 경쟁과 갈등 속에서 ‘생존 경쟁’을 벌여야 하는 피곤한 사회임을 꼬집은 말이었다.

여유 있는 사람에게 한국 사회는 ‘재미난 천국’일 수 있다. 하지만 ‘재미없는 지옥’으로 생각할 사람도 많다. 입시 지옥, 취업 전쟁, 생계유지를 위한 노동으로 이어지는 무한 경쟁에 내몰린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이들도 명상을 하면 잠깐이나마 마음의 평온을 느낄 수 있을까.

정치인은 어떨까. 벼랑 끝에 내몰린 나머지 절망하고 좌절하는 시민의 고통에 귀 기울일 수 있을지 궁금하다. 광화문광장 5분 명상의 기운이 여의도까지 닿아 정치적 성찰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 바란다.
2024-09-30 2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가수 유승준의 한국비자발급 허용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가수 유승준이 한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세 번째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다만 이전처럼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이 법원 판단을 따르지 않고 비자 발급을 거부할 경우 한국 입국은 여전히 어려울 수 있다. 유승준의 한국입국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1. 허용해선 안된다
2. 이젠 허용해도 된다
3. 관심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