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미완의 혁명’

이집트 ‘미완의 혁명’

입력 2012-01-26 00:00
수정 2012-01-26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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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년 맞아 수만명 광장 집결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권좌에서 몰아낸 이집트 시민혁명이 발발한 지 꼭 1년째인 25일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은 또다시 시민 수만명의 물결로 넘쳤다. 독재 타도와 민주화를 한목소리로 외쳤던 1년 전과 달리 이날은 시민혁명을 자축하는 시민들의 함성과 군부의 신속한 권력 이양을 주장하는 시위대의 구호가 엇갈렸다.

전날 타흐리르 광장에 텐트까지 설치한 시위대는 군부를 거세게 비판했다. 시위에 참가한 아므르 알 잠루트는 “군부는 무바라크와 같다. 지금까지 어떠한 변화도 없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반면 총선에서 승리를 거둔 이슬람 정당 회원들을 비롯한 일부 시민들은 이집트의 경제 회복을 위해 안정이 필요할 때라며 시위대의 자제를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군부는 시민혁명 1주년을 기념하고, 시위대를 무마하기 위한 유화책을 내놓았다. 군부의 최고 실세인 후세인 탄타위 군 최고위원회(SCAF) 사령관은 전날 TV 연설을 통해 31년간 지속돼 온 비상계엄령을 부분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또 무바라크 퇴진 후 군사법정에 넘겨진 2000여명을 사면키로 했다. 하지만 야권과 시민단체는 살인행위 조항을 예외로 남겨둔 계엄령 부분 해제는 눈속임에 불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집트 인권 선도’의 호삼 바가트 국장은 “경찰은 임의적으로 ‘살인행위’란 조항을 악용해 아무나 수색하고 감금할 수 있다. 계엄은 해제된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인권단체에 따르면 군부가 권력을 장악한 이후 1만 2000명이 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나 이중 상당수는 시위 가담자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12-01-2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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