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떨어질줄 알았는데 1년새 5%↓… 환율하락까지
주부 김모(35)씨는 지난해 12월 금통장(골드뱅킹)에 가입했다. ‘금값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금통장에 가입한 뒤 여윳돈이 있을 때마다 0.1g씩 구입해 총 1.65g을 모았다. 최근 인터넷뱅킹에 접속한 뒤 금통장 계좌를 열어본 김씨는 수익률이 -2.8%로 뜬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김씨는 “돌반지를 장롱에 묻어두는 마음으로 (금통장에) 가입했는데 이익이 나기는커녕 손해가 나서 속상하다”고 말했다.
7일 시중은행에 따르면 금통장 1개월 수익률(지난달 25일 기준)은 -0.1%다. 한 달 전 금통장에 가입했다면 통장 속의 금값이 0.1% 떨어졌다는 의미다. 그 전에 가입한 사람도 3개월 -5.23%, 6개월 -1.98%, 12개월 -5.21%로 마이너스 신세는 마찬가지다.
한때 인기를 누렸던 금테크가 이렇듯 맥을 못 추는 것은 금값 요인이 가장 크다. 지난해만 해도 온스당 1750달러를 넘었던 금 시세는 최근 1600달러 중반대로 떨어졌다. 그나마 이달 들어 1670달러선으로 간신히 반등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관망 기류가 강해 상반기에는 금값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하지만 하반기에는 중국 경제성장 등에 힘입어 온스당 최대 2000달러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환율도 변수다. 국제시장에서 금은 미국 달러화로 거래된다. 투자자들이 돈을 넣으면 은행은 원화를 달러화로 바꾼 뒤 금을 사들인다. 반대로 팔 때는 금을 달러화로 바꾸고 다시 원화로 환전한다. 금값이 올라도 환율이 떨어지면 손해가 날 수 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여전히 금이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재테크 전문가들은 말한다. 금 관련 파생상품은 국민, 신한, 우리은행에서 판매 중이다. 0.01g 단위로 소액투자가 가능하다. 소득세(15.4%)가 붙고,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3-02-0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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