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인 보험사 … TM 사실상 개점휴업

숨죽인 보험사 … TM 사실상 개점휴업

입력 2014-02-18 00:00
수정 2014-02-18 01:4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고객정보 검증 불가·CEO 책임 확약서도 ‘멍에’

지난 14일부터 보험사의 텔레마케팅(TM)이 다시 허용됐지만 실제 현장에서 업무를 재개한 곳은 거의 없었다.


있다고 하더라도 인바운드(고객이 걸어오는 전화) 영업만 진행하고 있었다. 금융당국의 TM 금지부터 해제까지의 졸속 행정에 보험사들은 이래저래 눈치만 살피고 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고객정보를 활용한 TM이 허용된 이후에도 실제 영업을 재개한 보험사는 거의 없었다.

메리츠화재와 한화손해보험은 영업을 재개했지만 TM 직원들이 고객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신규 가입을 권유하는 등의 아웃바운드 영업은 제한된 상태다. 보험사 관계자는 “적법하게 수집된 정보인지 확인된 것이 거의 없어 이를 활용해 영업할 수가 없기 때문에 자동차보험 갱신 정도만 권유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고객정보 유출 방지 대책으로 TM을 최장 2개월간 금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대 10만명에 이르는 TM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비판을 받자 부랴부랴 TM 금지를 풀었다.

다만 금융위는 합법적으로 수집한 고객정보인지 검증하고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지겠다는 최고경영자(CEO)의 확약서를 받은 보험사부터 TM을 재개하도록 했다.

TM 재개 계획을 아직 잡지 못한 보험사들도 많다. 손보사 관계자는 “TM 영업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고객들에게는 TM 영업 금지라는 인식이 워낙 강해 영업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차라리 소나기를 피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 상황이 잠잠해질 때까지 내부 교육을 받는 것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TM 금지에 해당하지 않는 7개 보험사(에르고 다음, AXA, 하이카다이렉트, 더케이손보, AIG, ACE, 라이나생명)의 사정도 비슷하다. 이들 보험사는 TM이 전체 영업 방식의 70%가 넘어 TM 금지 방안에 애초부터 포함돼 있지 않아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알려졌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TM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자사 전속 TM 직원들만 허용 가능하다는 단서 조항 때문에 제약이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TM 비중이 70%가 넘더라도 그 안에 자사 전속 TM 직원 비중은 3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들만 겨우 영업을 할 수 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금융당국은 오는 24일부터 카드업계의 TM도 재개시킨다. 또 17일부터 영업 정지 카드사에서 이탈하는 고객을 잡고자 카드사들이 과열 경쟁을 벌이는 행위에 대해 단속에 돌입했다.

TM 업체를 대변하는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의 황규만 사무총장은 “작은 TM 업체는 폐업까지 고려하고 있다”면서 “합법정보를 확인하면 풀어주겠다는데 수백만건의 정보를 하나하나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며 금융당국조차도 이를 확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4-02-18 1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