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아이디어·삼성 기술력… 더 많은 생명을 구하다

착한 아이디어·삼성 기술력… 더 많은 생명을 구하다

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입력 2017-11-08 22:34
수정 2017-11-08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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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소방관·삼성전자 C랩 협력…가볍고 값싼 열화상 카메라 개발

“화재 현장에선 검은 연기 때문에 자기 손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손발의 촉감, 즉 동물적 감각으로 인명을 구해야 하니 정말 답답한 일이죠. 우리 소방관들에게 열화상 카메라가 절실하게 필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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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세종시 소방청 본청에서 삼성전자 C랩 연구원들이 열화상 카메라를 시연해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지난 10월 세종시 소방청 본청에서 삼성전자 C랩 연구원들이 열화상 카메라를 시연해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14년 4월 가정집 화재로 출동했던 경기 동두천소방서 한경승(36) 소방교는 화재 진압에는 성공했지만 불길과 연기에 집안 상황을 알수 없어 집에 살던 노인은 구하지 못했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가볍고 값싼 ‘열화상 카메라’ 개발에 뛰어들었다. 화재 현장에서 발화지점, 구조 대상자의 위치, 지형지물을 확인하려면 꼭 필요한 도구였다.

기존 열화상 카메라는 대당 가격이 2000만원 이상이어서 소방서마다 한두 대밖에 없었고, 무게도 1㎏가 넘었다. 한 소방교는 홀로 인터넷을 뒤지면서 공부를 했다. 2015년 말 블로거로 활동하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김윤래 연구원이 이를 우연히 알게 되면서 동참을 하게 됐다. 한국산업기술대 학생들도 힘을 보탰다.

힘을 모은 이들은 지난해 사회를 위한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제4회 삼성전자 투모로우 솔루션’ 공모전에서 보급형 열화상 카메라를 출품해 아이디어 부문 대상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완성하기 위해 사내 벤처육성 프로그램 ‘C랩’을 연결해 주었다. 직원 5명이 자발적으로 참여를 희망했고, 올해 2월부터 연구를 거듭한 끝에 완제품을 만들어냈다. 열화상 카메라의 무게를 단 350g으로 줄이고 목에 걸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두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했다.

지난 8월부터 3개월간 현장테스트를 통해 현직 소방관들의 의견을 반영했고 지난 10월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세계 3대 산업안전전시회 ‘A+A’에 출품돼 독일, 중국, 인도, 일본, 중동 등의 소방관계자에게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소방의 날’인 9일 이 열화상 카메라 1000대를 전국 소방서에 기부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17-11-0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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