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들이 가벼워지는 시간
석양이 쓸려간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
차오르는 침묵의 입자
골목길 전등 따라
너를 찾아 나선 산책
고요하다
뜨거울 때는 언제나
차가워지고 싶었다
길바닥이 아래로
풀썩 가라앉는다
가을엔
텅 빈 것들만 가득 차 있다
뜨거운 가슴속 수은주
빨간 안테나 길게 뽑는다
그리움 그대로
외로움 그대로
서성이는 길목
2012-11-0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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