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핵테러 없는 안전한 세상을 위한 여정/신동익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기고] 핵테러 없는 안전한 세상을 위한 여정/신동익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입력 2014-03-19 00:00
수정 2014-03-1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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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익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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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말 멕시코에서 트럭 절도범들이 방사능 치료용 코발트-60을 훔친 사건이 일어났다. 코발트-60은 방사능 폭탄, 소위 ‘더티 밤’(dirty bomb)의 재료로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방사능 테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줬다. 또한 2011년 노르웨이 총기 테러범 ‘안데레스 브레이빅’이 애초 원전을 공격 목표물로 삼았다는 사실은 원자력 시설에 대한 테러 가능성이 실제적 위협임을 보여줬다.

전 세계에는 11만개 이상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이 약 30개국에 산재해 있다. 그리고 코발트-60과 같이 방사능 테러에 이용될 수 있는 물질들은 각국의 병원, 학교, 산업체 등에 더 광범위하게 흩어져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핵·방사성 물질들의 도난·분실·불법거래가 전 세계에서 이틀에 한 번꼴로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23개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고, 병원과 산업시설 등에서 방사성 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이러한 위협에서 자유롭다고 할 수 없다.

핵안보는 ‘핵과 방사능 테러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범세계적인 노력이라 할 수 있다. ‘핵안보정상회의’는 그러한 노력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2009년 4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취약한 상황에 있는 전 세계 핵물질을 안전하게 방호하겠다는 목표를 천명한 이래, 세계 정상들은 2010년 워싱턴, 2012년 서울 정상회의를 통해 핵테러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약속을 발표했다. 그 결과 지난 4년간 핵무기 약 120개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의 고농축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제거하는 성과를 거뒀고, 핵물질 불법거래 발생 건수도 최저치에 이르게 됐다.

우리나라는 핵안보정상회의 프로세스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 2012년 3월, 58명의 세계 지도자들이 서울에서 합의한 ‘서울 코뮈니케’를 통해 위험 핵물질의 감축에 기여했고,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핵안보와 원자력 안전 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자 했다. 또한 국내적 핵안보 강화 노력을 경주한 결과 2014년 미국의 핵위협방지이니셔티브(NTI)가 발표한 핵안보 지수에서 핵물질 미보유국 151개국 중 18위, 아시아 국가 중 최고점을 달성했다. 반면 북한은 최하위를 기록하였는데, 이는 북한 핵문제가 비확산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핵안보와 원자력 안전 측면에서도 심각한 우려 대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오는 24~25일 전 세계 지도자들이 다시 네덜란드 헤이그에 모여 지난 2년간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국제협력 강화문제, 특히 핵과 방사능 테러의 실제 발생 시 구체적인 공조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원자력 산업계의 역할 강화와 원전 시설에 대한 사이버테러 문제도 이번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다.

‘지구촌 행복’에 기여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다방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2012년 서울 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 세계 5위의 원자력 선진국으로서, 또 비확산 모범국으로서 국제 핵안보 체제 강화에 선도적인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2014-03-19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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