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시(詩)/황인숙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시(詩)/황인숙

입력 2014-09-27 00:00
수정 2014-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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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시가 사치라면 우리가 누린 물질의 사치는 시가 아니었을까

-박완서

프라다, 카르티에, 지방시, 구찌

아르마니, 베르사체, 이브생로랑

그 외 내가 계보도 모르고

유행도 모르고 가치도 모르고

이름조차 모르는 그녀의 시들

그녀의 시들, 그녀를

허황되고도 아름답게 보이게 하네

백화점 명품관은 그녀의 시집

때때로 그녀는 삶을 고양시키려

그곳을 기웃거리네

장미 향수 시의 향기를 주위에 흩뿌리며 유유히

그러나 속곳까지 시로 무장하고

매처럼 그녀의 눈

아무것도 놓치지 않네

허황되고도 아름다운 그녀

그녀의 머리는 시로 가득하네.
2014-09-2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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