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꽃들이 파랗더라/최승자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꽃들이 파랗더라/최승자

입력 2017-09-29 17:34
수정 2017-09-2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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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욱 ‘숲 너머’ 76×112㎝, 종이에 콩테 파스텔
이강욱 ‘숲 너머’ 76×112㎝, 종이에 콩테 파스텔 충남대 예술대 회화과 서양화 전공. 갤러리담, 두루아트스페이스, 아트스페이스 루, 그리다 갤러리 등서 개인전
들이 파랗더라/최승자

꽃들이 파랗더라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은 정말일까
꽃들이 파랗더라


이 주야장천 긴 날에
꽃들이 파랗더라


파란색은 자연에서 흔히 발견되는 색이다. 인류는 빨강이나 검정의 아름다움을 먼저 알고 썼지만 파란색의 아름다움을 알지 못해 무시했다. 미셸 파스투로의 ‘파랑의 역사’에 보면 파란색은 12~13세기에 비로소 미술과 성상(聖像)과 의복들에 파란색 염료를 쓰면서 대유행을 했다. 그 뒤 파란색이 품은 매력과 신비에 빠진 화가와 시인들과 학자들이 나타나며 파란색은 빨간색과 색의 여왕 자리를 두고 다툰다. 그런데 시인은 “꽃들이 파랗더라”라고 외친다. 파란색은 아름답다. 하지만 파란 꽃은 그렇지 못하다. 시인은 파란색에서 공포, 기피, 저주의 기미들을 읽어 낸다. 그러니 삶에 진절머리를 치며 “주야장천 긴 날” 파랗기만 한 꽃들 앞에서 돌연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은 정말일까”라고 의심을 품는 것이다.

장석주 시인
2017-09-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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