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자고속도로 통행료 인상 연례행사인가

[사설] 민자고속도로 통행료 인상 연례행사인가

입력 2011-11-26 00:00
수정 2011-11-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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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부터 인천공항 고속도로, 대구~부산 고속도로, 천안~논산 고속도로 등 9개 민자고속도로 통행료가 100~400원씩 오른다. 요금 인상 폭이 가장 큰 대구~부산 고속도로는 승용차 기준 9300원에서 9700원으로, 서울~춘천 고속도로는 5900원에서 6300원으로 각각 오르게 됐다. 9개 민자고속도로 통행료는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연례행사처럼 인상돼 왔다. 지난 1997년 말 외환위기가 불어닥친 이후 민자고속도로가 건설되기 시작했다. 넉넉지 않은 국가 재정상황을 감안할 때 민간자본으로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민자고속도로의 통행료가 너무 비싸다는 점이다. 민자고속도로 통행료는 국가예산으로 건설한 일반고속도로보다 평균 85%나 비싸다. 민간사업자에게 일정 수익률을 보장해준 데다 통행량 수요 예측이 터무니없이 잘못된 탓이다. 부산~울산 고속도로의 경우 당초 교통연구기관에서는 지난해 하루 교통량을 4만 1700여대로 예상했으나 실제 교통량은 2만 1600여대에 그쳤다. 예상 정확도가 52%에 불과하다. 아무리 예상이라고 해도 지나치다. 다른 대부분의 민자고속도로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는 민자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통행량이 적을 경우 손실을 보장하는 최소운영수익보장(MRG)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에 예상보다 통행량이 적으면 국가 예산으로 부담하거나 요금인상을 허용할 수밖에 없다.

민자고속도로 사업을 유치하려고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보장할 수는 있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인 수요 예측을 믿은 게 잘못이다. 민자고속도로 개통 이후 국가 재정으로 지급한 것만 1조 5200억원이 넘는다. 2000년 이전에는 국가 교통 데이터베이스(DB)도 구축되지 않았고, 당초 하기로 했던 주변 개발계획이 늦어져 수요 예측이 정확할 수 없었다는 게 핑계가 될 수 없다. 뻥튀기 수요 예측과 관련해 책임을 철저히 따져야 한다.
2011-11-2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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