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두 소방관 순직 훈장만으로 끝낸대서야…

[사설] 두 소방관 순직 훈장만으로 끝낸대서야…

입력 2011-12-06 00:00
수정 2011-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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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진압 중 두 소방관이 순직했다. 참으로 안타깝다. “아빠 안 보여.”라며 아직도 아빠를 찾는 어린 아들의 칭얼거림에 소방관의 젊은 아내는 “아빠는 하늘나라에 갔어.”라고 답하는 모습을 TV를 통해 온국민이 지켜봤다. 화재를 비롯한 각종 재난이 발생하면 누구보다 앞서 출동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소방관들의 투철한 봉사와 희생 뒤에 이렇듯 외롭게 남겨진 가족들이 있는 것이다. 소중한 아빠, 든든한 남편, 효자 아들을 잃은 두 소방관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

송탄 소방소 이재만(39) 소방장과 한상윤(31) 소방교는 지난 3일 경기도 평택시 가구단지의 화재 현장에 맨 먼저 도착했다. 휴대용 소화기만 든 채 무너진 건물 속에 뛰어들어 간 것은 휴일이지만 혹여나 있을지 모를 시민들을 신속히 구조하기 위해서였다. 잠시 주춤하던 불길이 거세져 철수명령이 내려졌지만 이들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항상 현장에 먼저 달려가고 가장 나중에 빠져나오는 헌신적인 대원”이던 그들이 붕괴된 공장 건물 잔해에 깔리고 만 것이다.

이 소방장의 부친은 “국가의 아들로서 부끄럽지 않게 죽었으니 여한이 없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고개가 숙연해진다. 소명의식으로 일선 민생 현장을 지킨 소방관이나 그를 키워낸 아버지 모두에서 이 나라의 진정한 의인과 영웅의 모습을 보게 된다. 말로만 나라와 애국 타령하는 이 땅의 ‘잘나고 힘 센 사람들’보다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이다. 두 소방관의 고귀한 희생이 결코 헛되이 되지 않으려면 이번 일을 계기로 화마와 참사 현장에서 활약하는 ‘영웅’들을 제대로 대접해야 한다. 뒤늦게 장관이 조의를 표하고, 한 계급 특진에 훈장을 추서하는 것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생사를 넘나드는 위험한 업무에 비해 턱없이 열악한 처우와 복지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법과 제도의 정비·보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2011-12-0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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