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 카드사 디지털 혁신, 온고지신의 정신을 되새겨 볼 때/박태준 여신금융연구소 실장

[In&Out] 카드사 디지털 혁신, 온고지신의 정신을 되새겨 볼 때/박태준 여신금융연구소 실장

입력 2019-08-04 22:40
수정 2019-08-05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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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여신금융연구소 실장
박태준 여신금융연구소 실장
요즘 국내외 할 것 없이 가히 ‘페이’ 전성시대다.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결제시장의 급성장으로 무수히 많은 ‘페이’, 즉 간편결제 서비스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간편결제란 신용카드나 은행계좌와 같은 결제 정보를 앱이나 스마트폰에 미리 등록한 후 간편한 인증만으로 결제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간편결제는 핀테크 기업의 출현과 과거에 적용이 불가능했던 기술이 구현 가능해지면서 결제시장, 특히 모바일 결제시장에 일대 혁신을 불러왔다. 이는 핀테크 기업 혹은 대형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같은 간편결제 업체들이 금융회사의 전통적인 서비스 밸류체인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기존 금융서비스의 전달 체계를 완전히 뒤흔드는 시장 파괴적 속성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사실 간편결제는 계좌이체나 신용카드와 같은 기존 지급 수단을 혁신적으로 대체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이에 대한 접근 채널이나 접근 장치의 편의성을 대폭 향상시킨 서비스다. 이런 까닭에 신용카드나 은행계좌 등의 결제 정보는 간편결제에 항상 탑재되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 밸류체인의 핵심 역할을 플랫폼 사업자들이 담당하며 간편결제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간편결제 비즈니스 모델을 들여다보면 대체로 서비스 이용에 대한 수수료가 무료이거나 ‘프리미엄’의 수익 구조를 가진 경우가 많다. 프리미엄은 무료(free)와 프리미엄(premium)의 합성어로 최근 새롭게 등장한 인공적인 단어다. 아주 기본적인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하지만 한층 차등화된 서비스를 원하면 유료로 제공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우리나라와 해외 주요국에서는 지급결제시장에 간편결제 업체의 진입이 많아지다 보니 이들에 대한 법적 불확실성 또한 높아지면서 법제도적 정비를 통해 지급결제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지급결제서비스지침(PSD)2와 우리나라의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 방안 등이 대표적으로 간편결제 업체와 같은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유형의 사업자에 대한 규정을 명확화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간편결제시장이 편의성을 기반으로 급성장하다 보니 카드사 디지털 혁신도 편의성에 초점을 두고 안정성을 다소 도외시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카드업을 포함한 금융업은 성장 이력을 들여다보면 안정성을 토대로 편의성과 신속성과 같은 세 가지 측면을 통해 발전해 온 산업이고, 이러한 측면에 대한 고객의 기대는 앞으로도 변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위기를 극복하며 안정성을 축적해 온 카드사는 옛것을 익힌다는 ‘온고’(溫故)로 안정성을 다시 점검하고, 새것을 안다는 ‘지신’(知新)으로 편의성과 신속성을 강화하는 ‘온고지신’의 정신을 통해 디지털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 아무리 편의성과 신속성 측면에서 뛰어난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고객이 기대하는 보안과 같은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2019-08-0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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