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의심/최광숙 논설위원

[길섶에서]의심/최광숙 논설위원

입력 2010-12-07 00:00
수정 2010-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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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의심하는 것만큼 바보 같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근거 없이 타인을 의심하는 것 자체가 죄를 짓는 일이기도 하고, 의심하는 이도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는 경우가 왕왕 있어서다. 타당한 물증을 바탕으로 한 의심이라면 사실로 검증되겠지만 대부분 의심은 상상의 나래를 퍼덕이다 진실과는 점점 멀어지기 마련이다.

최근 이사를 했다. 그 와중에 손가방을 들고 다녔는데 이사비용 등 소소하게 지녀야 할 게 꽤 있었기 때문이다. 며칠 후 가방 안에 넣어 뒀던 물건이 안 보였다. 혹시나 다른 곳에 두었나 찾아봐도 나타나질 않았다. 처음에는 “함부로 의심하면 안 되지.”하는 마음으로 내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러나 아무리 해도 찾는 물건이 손에 잡히지 않자 한순간 ‘의심’이 들었다.

급기야 혹 그 사람이 아닐까 하는 마음까지 이르렀다. 우여곡절 끝에 물건은 집안에서 발견됐다. 어떤 경우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다잡아야 하는데 잠시나마 내 스스로에 놀아난 나를 보며 부끄러웠다. 이 어리석은 중생이여.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0-12-0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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