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맛집의 갑질/이순녀 논설위원

[길섶에서] 맛집의 갑질/이순녀 논설위원

이순녀 기자
이순녀 기자
입력 2018-04-27 23:00
수정 2018-04-27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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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근처에 맛집이 새로 생겼다기에 동료를 따라나섰다. 점심 예약을 안 받는 데다 조금만 늦게 가도 자리가 없어 기다려야 한다는 소문에 서둘러 사무실을 나왔다. 둘이서 먼저 자리를 잡고, 타 회사에서 오는 지인을 기다리기로 했다. 다행히 식당 안에 몇 자리가 비어 있었다.

그런데 웬걸, 직원은 우리에게 몇 명인지 묻더니 기다리라고 했다. 3명이 모두 와야 입장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우리 바로 뒤에 도착한 한 여성도 일행을 대표해 먼저 왔지만 식당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그러는 사이 우리보다 늦게 온 손님들이 자리를 다 차지해 버렸다. 어이없고 황당했다. 애꿎은 지인에게 빨리 오라는 독촉 전화를 하려니 부아가 났다.

진상 손님의 갑질이 자주 회자되지만 이쯤 되면 맛집의 갑질도 만만치 않다. 백번 양보해 예약 안 받는 건 그렇다 쳐도 선착순의 기본 원칙까지 제멋대로 바꾸는 건 도가 지나치다. 점심시간 좌석 회전율을 높여 매출을 극대화하겠다는 장삿속이 빤하다. 손님 기분이야 상하든 말든 아쉬울 것 없다는 오만한 태도에 입맛이 쓰다.

coral@seoul.co.kr
2018-04-2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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