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비크 “경찰 응답 없어 더 죽이려 했다”

브레이비크 “경찰 응답 없어 더 죽이려 했다”

입력 2012-04-24 00:00
수정 2012-04-2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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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자수 전화 대응 비판…10살 소년·우파로 보이는 청년 살려줘

지난해 7월 77명을 숨지게 한 노르웨이 총기난사범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33)가 경찰이 자신의 자수 전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더 많은 사람을 죽이려 했다고 주장했다.

브레이비크는 23일(현지시간) 6일째 열린 재판에서 집권 노동당의 청소년 캠프가 열리고 있던 우퇴위아 섬 내 캠프 참가자들이 총격을 피해 정신없이 달아나는 것을 보고 최소 150명이 익사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브레이비크는 이 장면을 보고 그만 자수하려고 경찰에 전화해 “우파 쪽 사람이 있다면 내게 전화를 해라”는 남을 남겼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경찰로부터) 내게 응답이 올 때까지 나는 (캠프 참가자 사살을) 계속할 것’이라고 스스로 다짐하고는 ‘죽을 때까지 계속할 것이다. 부둣가에서 마냥 기다리고 앉아 있을 수는 없지 않나’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브레이비크는 자수하려고 경찰 긴급 신고번호 ‘112’로 10차례나 전화를 걸었지만 여덟 번 불통이었으며 통화가 성공했을 때는 “임무를 완료했고 델타포스에 항복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경찰 쪽에서는 3초 동안 이뤄진 브레이비크와의 통화 때 발신자와 다시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브레이비크는 또 이날 법정에서 무슬림이 유럽을 접수, 내전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소름 끼치는’ 범행을 저질렀다며 자신의 행위는 “가벼운 잔학행위에 불과한 것으로 더 큰 일을 막으려는 것이었다”고 항변했다.

이밖에 브레이비크는 10살 소년의 아버지를 먼저 살해한 뒤 소년에 대해서는 “정치적 세뇌를 위한 캠프에서 이처럼 어린 소년이 뭘 할지 이해할 수 없어” 살려주었다고 말했다.

또 젊은 노동당 활동가 한 명도 생김새가 우파를 닮았다는 이유로 죽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22살의 청년 노동당 활동가는 “그(브레이비크)가 잠시 나에게 총을 겨눴다가 총구를 바닥으로 향하게 하고는 돌아서 가버린 것으로 기억한다”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브레이비크는 정부청사에 폭탄을 터트렸을 당시 숨지거나 다친 무고한 행인들에게만은 “깊이 사과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 자신의 학살극과 관련해 처음으로 사과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다.

당시 정부청사 폭탄 테러로 8명이 숨졌으며 200명 이상이 부상했다.

이번 재판은 10주 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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