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농촌 공금횡령 공무원에 징역 19년7개월 선고

미국 농촌 공금횡령 공무원에 징역 19년7개월 선고

입력 2013-02-15 00:00
수정 2013-02-1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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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농촌 시정부 금고에서 20여 년에 걸쳐 수백억원대의 공금을 빼내 호화생활을 누린 공무원에게 징역 19년 7개월이 선고됐다.

일리노이 주 서북부 딕슨 시 회계관 리타 크런드웰(60)은 지난해 11월 5천300만달러(약 550억원) 횡령 혐의를 인정한 바 있다.

14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연방법원 일리노이주 락포드 지법 필립 라인하드 판사는 이날 열린 선고 공판에서 크런드웰의 횡령 규모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임을 상기하며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라인하드 판사는 크런드웰이 20여 년에 걸쳐 엄청난 돈을 훔치면서도 무감각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즉각 수감할 것을 명령했다.

크런드웰이 빼낸 돈은 총 5천374만달러, 딕슨시 주민 1인당 3천500달러(약 380만원) 이상을 훔친 셈이다.

형량 선고 후 크런드웰은 목메인 목소리로 “딕슨시 주민들과 가족 그리고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그가 자신의 감정을 내비친 것은 지난해 4월 체포된 이후 처음이다.

딕슨 시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태어나 자란 곳으로 유명한 농촌마을이다. 주민 대부분은 곡물 농장이나 공장 노동자로 일한다.

크런드웰은 29세 때인 지난 1983년 딕슨 시 회계관으로 일하기 시작해 약 30년간 같은 일을 했다. 그는 1988년부터 시정부 자금을 비밀리에 개인 계좌로 빼돌려 부동산 투자를 하고 경주용 말 양성소를 구입 운영하면서 호화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애초 크런드웰이 1990년부터 공금에 손을 댔다고 발표했으나 조사 결과 더 이른 시기에 횡령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크런드웰은 딕슨 시가 만성적인 예산 부족 상태를 겪고 있는 이유를 “주정부가 세수익을 제때 지급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핑계대왔다.

검찰은 크런드웰이 딕슨 시 재정을 파탄에 이르게 한 죄를 물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변호인 측은 크런드웰이 지난해 4월 체포된 이후 수사 당국에 적극 협조한 점을 들어 형량을 감해줄 것을 호소했다.

딕슨 시 제임스 버크 시장은 “법원이 크런드웰에 대해 즉각적인 수감 명령을 내린 것이 한편으론 반갑지만 한편 마음이 매우 아프다”며 “수년동안 크런드웰을 알고 지냈다. 이번 사건은 딕슨 시 뿐아니라 크런드웰 개인에게도 엄청난 비극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법무부 산하 연방법원보안국은 “딕슨 시의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크런드웰 소유의 경주용 말 400마리와 농장, 초호화 캠핑카, 여러 대의 자동차, 주택, 보석류 등을 처분해 지금까지 총 1천100만달러(약 120억원)를 회수했고 이 가운데 약 1천만달러(약 110억원)가 딕슨 시 금고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크런드웰은 이날 연방법원으로부터 형량을 선고받은 혐의 이외에도 일리노이 주 검찰이 (딕슨 시가 속한) 리 카운티 법원에 기소한 60개 범죄 혐의도 받고 있다.

이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가 인정될 경우 크런드웰의 형량은 최장 30년까지 늘어날 수 있다.

리 카운티 법원의 형량 선고는 다음달 4일로 예정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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