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간첩 마타하리, 사형 직전까지 청산유수 언변

女간첩 마타하리, 사형 직전까지 청산유수 언변

입력 2014-04-29 00:00
수정 2014-04-29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측 스파이 혐의로 사형당한 네덜란드 출신 무용수 마타 하리는 사형 직전에도 능숙한 화술을 구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캐나다 일간 신문 토론토 스타는 영국 국내 정보기관 MI5가 최근 공개한 기밀문서를 인용해 마타 하리가 총살형 집행 직전의 신문 과정에서도 전혀 동요하지 않은 채 청산유수의 언변을 과시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밀문서는 “평소 아는 각국 장교들의 명단을 보여주자 마타 하리는 모든 장교들을 사랑했으며, 돈많은 은행가보다 차라리 가난한 장교를 연인으로 삼겠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영국국립문서보관소가 1차 대전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온라인에 공개한 당시의 MI5 기밀문서는 또 마타 하리와 관계를 맺은 장교는 독일, 프랑스, 스페인, 러시아, 스위스, 영국 등 유럽 전역에 걸쳐 있었으며 연령도 다양했음을 보여주었다.

1917년 10월 15일 프랑스 파리 외곽에서 총살형을 당한 마타 하리는 5만여명에 달하는 연합군의 목숨을 위태롭게한 정보를 독일 측에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그러나 마타 하리의 행각을 추적해온 전문가 두 명은 그가 독일에 제공한 정보가 전쟁 수행에 별반 유용한 것이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전문가 중의 한 사람으로 “위험한 연인: 마타 하리와 여성 첩보원의 미신”이라는 저서를 낸 런던시립대의 줄리 휠라이트는 “마타 하리는 스페인 신문에 보도된 것 이상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마타 하리는 무대명으로 본명은 거트루다 마가레타 젤러로 1876년 7월 8일 지금의 인도네시아인 동인도 제도에서 네덜란드 출신 아버지와 현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휠라이트는 마타하리가 가학적인 남편과의 불행한 결혼 생활을 청산한 후 이국적인 무용수로 변신했다고 설명했다.

휠라이트는 특히 “중립국 출신의 독립적인 여성이자 이혼녀, 창녀, 무용수인 그녀는 패전을 거듭하던 프랑스가 희생양으로 삼기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캐나다 오타와대학의 안보 및 정보 분야 전문가인 웨슬리 와크도 여성층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패전 기색이 역력하던 프랑스로서는 마타 하리가 희생양으로서는 적격이었다고 설명했다.

MI5 기밀 문서에는 마타 하리를 신문한 정보장교가 “신문 과정에서 다 자백하지도 않았고 공범이라고 폭로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마타 하리는 ‘팜므포르테’(강한 여성)이며, 홀로 활동했다”고 결론지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기밀문서는 또 마타 하리가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면서 독일을 위해 간첩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1917년 5월 22일자로 된 기밀 자료는 “마타 하리는 독일 비밀정보부를 위해 암스테르담의 크레머 영사와 접촉했다. 또 선금으로 2만 프랑을 받았으며, 암호번호는 H.21dl다라는 사실을 오늘 실토했다”고 서술돼 있다.

사형 집행 순간에도 마타 하리는 눈가리개와 성찬 제의를 거절했으며, 숨이 끊어지는 마지막 순간에도 키스를 보냈다고 기밀문서는 밝혔다. 마타 하리가 키스를 보낸 대상은 진술자에 따라 변호사, 수녀, 총살 집행인으로 엇갈렸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