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일단 봉합… 독일도 우크라에 5억 유로 신용보증 약속
우크라이나 정부의 동의 없이 우크라이나에 들어가 서방 측으로부터 ‘침략’ 의심을 받은 러시아의 구호물자 트럭들이 하루 만에 모두 러시아로 돌아갔다.러시아는 다만,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인도적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혀 갈등 여지를 남겼다.
이런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찾아가 사태의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고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을 위한 5억 유로 규모의 신용보증 지원 의사를 밝혔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분수령이 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26일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포로셴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군사적 대결을 풀고 서둘러 휴전해야 한다면서 “말보다 행동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처럼 중립적으로도 읽히는 언급을 하면서도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존과 안녕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우크라이나 쪽이 더 많은 실천을 했다고 덧붙여 러시아를 겨냥했다.
그는 또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사태를 악화시키면 추가 제재 검토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재건 용도의 에너지와 물 공급에 위한 5억 유로 신용보증 외에 피란민 수용소 건설을 위한 2천500만 유로 지원을 약속했다고 독일 매체인 슈피겔 온라인이 전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영토 보전과 주권에 대한 침해 없이 유럽 우방 및 전체 국제사회와 함께 평화를 되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또 군사 공방으로 훼손된 지역의 재건 의지를 밝히면서 ‘메르켈 플랜의 시작’이라고 명명했다.
앞서 러시아 외무부는 구호트럭의 복귀로 긴장이 가라앉고서 이날 내놓은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필요하다”며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협력해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전날 인도적 지원을 명분 삼아 우크라이나 반군이 점거한 동부지역 주민에게 구호물자를 전달하고자 자국 트럭들을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로 보냈다.
200여 대의 트럭이 식료품과 식수, 발전기, 침낭 등 1천800t의 물자를 싣고 떠났으며 러시아는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정부의 동의 없이 트럭을 진입시켰다.
이 탓에 구호물자 전달을 핑계로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침공을 감행할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일방적인 차량 이동에 대해 “직접적인 침략”이라고 규탄하며 러시아가 구호물자를 트럭에 반만 채우곤 나머지 공간을 이용해 반군에 무기를 공급했다고 주장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이런 러시아의 행위를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보존에 대한 추가 도발 및 침해”라고 규정하고 차량 철수를 촉구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로 갔던 러시아 트럭은 현지에 구호물자만 내려놓고 모두 떠나 사태에 따른 군사적 긴장은 일단 누그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국경지대인 도네츠크에 파견된 파울 피카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감시단장은 이날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구호차량의 복귀는 완료됐다”고 말했다.
피카드는 “오늘 220대의 트럭이 (러시아로) 돌아갔고, 7대는 전날 복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로 떠난 러시아 구호차량은 애초 알려진 약 280대가 아닌 227대”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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