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모습은 ‘트루먼 쇼’와 유사” < FT>

“북한의 모습은 ‘트루먼 쇼’와 유사” < FT>

입력 2014-09-18 00:00
수정 2014-09-1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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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인에게 포장된 평양의 단면만을 보여주는 북한의 모습이 할리우드 영화 ‘트루먼 쇼’와 유사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 보도했다.

FT의 데이비드 필링 칼럼니스트는 이날 ‘북한은 트루먼 쇼와 닮았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외부인을 초청해 전체 실상을 보여주지 않고 치장된 단면만을 보여주는 북한의 행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필링은 유럽과 아시아 관계를 증진하려고 발족한 싱크탱크 ‘EU-아시아센터’의 초청으로 최근 닷새간 평양을 다녀왔다며, 외부에 보여주기 위해 포장된 도시인 평양의 모습만 보고 북한 전체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자신이 평양 방문을 통해 배운 것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평양이 자신이 상상했던 것보다 약간 덜 음산했다고 평가했다.

근엄해 보이는 건물들은 옛 소련의 주택단지와 같은 매력을 갖고 있었고 다양한 스타일의 하이힐을 신고 다니는 여성들이 활보하는 평양의 거리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북적거렸다.

아이스링크와 볼링장, 깔끔하게 손질된 놀이공원들도 있었고 필링 일행이 둘러본 몇몇 상점들에는 일본산 스낵과 네덜란드산 하이네켄 맥주, 중국산 인스턴트 면 등 충분한 상품이 갖춰져 있었다.

이 상점들에서는 유로, 위안, 달러 등의 외환도 통용됐다.

필링은 그러나 평양에서 볼 수 있는 이런 모습들은 어디까지나 북한의 ‘좋은 부분’일 뿐이며 평양을 제외한 북한의 나머지 지역은 완전히 ‘다른 나라’라는 것이 현지에 상주하는 외교관들의 평가라고 꼬집었다.

두 번째는 곳곳에 만연한 피해의식이었다.

심각한 주제에 대한 북한 사람들 대화의 시작과 끝은 늘 제국주의자 미국과 그 꼭두각시인 남한의 무자비한 압력에 직면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북한의 모습이었다.

미국은 동북아 전체를 통제하려 하고, 중국은 북한을 완충재로 이용하려 하며, 모두가 김 씨 정권을 무너뜨리려 한다는 것이 북한 사람들의 일관된 생각이었다고 필링은 전했다.

필링이 배운 세 번째는 김 씨 일가에 대한 숭배의 강도였다.

북한을 건국한 김일성에 대한 언급에서는 늘 ‘위대한 지도자’란 별칭이 빠지지 않았고 현 통치자인 김정은에게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현명한 지도력’이란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었다.

필링은 자신의 북한 방문은 남자 주인공이 시청자에게 보여주기 위한 조작된 인생을 살아가는 ‘트루먼 쇼’와 닮은꼴이었다며 모든 것이 풍부한 평양의 모습은 식량난과 망가진 경제체제에 허덕이는 북한의 진실과는 거의 정확히 반대편에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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