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 결정으로 미국으로 향하는 쿠바의 해상 난민 숫자도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낡은 보트나 고무 튜브에 의지한 채 목숨을 걸고 바다로 뛰어드는 쿠바인들의 행렬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다.
상당수는 해안경비대의 감시가 심한 플로리다 해역을 피해 멕시코만을 거쳐 중남미 국가에 잠입한 뒤 멕시코 내륙 등 육로로도 불법 이민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이 금수조치 완화 등으로 쿠바의 숨통이 트이게 되면 쿠바 국민이 일자리와 생활필수품을 찾아 맹목적으로 미국으로 향하는 행태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 경제난 닥친 1960년대 중반부터 탈출 시작
사탕수수 생산과 옛소련의 지원으로 나라 경제를 지탱하던 피델 카스트로 쿠바 혁명 정부는 1960년대 중반부터 경제적인 어려움을 본격적으로 겪었다.
서민들의 생활고가 가중되는 가운데 1976년 제정한 쿠바 헌법에 스스로를 종신 지도자로 규정한 피델 카스트로를 향한 불신감도 깊어 갔다.
카스트로의 독재에 환멸을 느낀 수백 명의 망명자가 발생하자 쿠바 정부는 1965년 카마리오카항에서 미국으로 건너가는 것을 허용했다.
이후 린든 존슨 당시 미국 대통령의 쿠바 탈출 지원 프로그램으로 8년간 26만명이 탈출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피델 카스트로는 불법 이민자가 계속 생기자 1980년 ‘이주법안’을 제정했다.
이주법안이 마련되자 1년여간 25만여명이 고무 튜브나 크고 작은 보트에 몸을 맡기고 미국 플로리다로 향하는 등 탈출 행렬의 봇물이 터졌다.
특히 1999년 11월 표류하던 쿠바 소년 엘리안 곤살레스 구출 사건은 목숨을 걸고라도 궁핍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쿠바인들의 현실을 국제사회에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곤살레스는 어머니 등 12명과 보트에 함께 타고 플로리다로 향하다 모터가 고장나 보트가 가라앉자 고무튜브에서 50시간을 표류하다가 기적적으로 다른 사람 1명과 함께 미국 어부에 의해 구조됐다.
미국은 국제법에 따라 엘리안을 돌려보내려 했으나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쿠바 출신 미국인들이 “자유를 찾아온 것”이라며 시위를 벌이면서 거부하는 등 국제적인 이슈가 됐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외교 문제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자 결국 엘리안을 쿠바로 돌려보냈다.
◇ ‘낡은 보트’ 난민 끊이지 않아…국교 정상화후 변화 주목
미국은 쿠바 난민들이 해상에서 해안경비대 등에 적발되면 쿠바로 되돌려보내고, 일단 육지에 발을 밟으면 영구 거주권을 얻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젖은 발, 마른 발’(wet foot, dry foot) 정책을 199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때문에 플로리다 해역을 통해 직접 미국 땅을 밟으려는 쿠바인들은 바다에서 적발되지 않고 어떻게든 ‘마른 땅’에 올라가야 한다.
지난 9월에는 쿠바 남성 9명이 옛소련제 디젤 엔진을 장착하고 타이어 고무 튜브 4개를 양옆에 묶은 낡은 고무보트를 타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키 비스케인 해변에 발을 디뎠다.
이들은 젖은 발에서 마른 발로 바뀌는 순간 ‘쿠바, 쿠바’를 외치며 환호성을 질렀고, 해변의 현지 관광객들은 신기하다는 듯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달 플로리다 남부 키스제도와 키웨스트 서쪽 드라이 토르투가스 국립공원 인근 바다에서 적발된 45명의 젖은 발 쿠바인은 되돌려보내졌다.
미국 땅 상륙은 멕시코 남부 해역까지 먼 곳을 돌아 육로를 통하기도 하지만, 표류 사고 등의 위험은 더 크다.
지난 8월 쿠바 동부 그란마주 만사니요항을 출발한 25명의 쿠바인은 보트의 모터가 고장 나면서 표류하다가 10명이 희생된 뒤 한 달여 만에 멕시코 남부 유카탄 반도 해상에서 멕시코 해군에 적발됐다.
표류 과정에서 6개월 된 임신부가 소변을 받아 마시며 연명하다가 목숨을 잃는가 하면 10대 소년은 구출 즉시 심장바미로 숨지기도 했다.
미국 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2014회계연도인 작년 10월 이후 9월까지 미국 영해에서 적발된 쿠바 난민은 3천400명으로 아이티 난민 5천100명 다음으로 많다.
이 기간 플로리다 남부 상륙에 성공한 쿠바 난민은 780명에 그쳤으나 2013회계연도 359명의 배가 넘는다.
이번 회계연도에 미국 망명에 성공한 쿠바인은 총 2만2천500명이다.
이 가운데 멕시코 국경을 통해 넘어온 쿠바인은 1만7천명 안팎으로 2013회계연도 4천640명의 3배가 넘는다.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로 젖은 발, 마른 발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미국 땅을 동경하는 쿠바인들의 마음에 어떠한 변화가 생길지도 관심거리다.
연합뉴스
낡은 보트나 고무 튜브에 의지한 채 목숨을 걸고 바다로 뛰어드는 쿠바인들의 행렬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다.
상당수는 해안경비대의 감시가 심한 플로리다 해역을 피해 멕시코만을 거쳐 중남미 국가에 잠입한 뒤 멕시코 내륙 등 육로로도 불법 이민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이 금수조치 완화 등으로 쿠바의 숨통이 트이게 되면 쿠바 국민이 일자리와 생활필수품을 찾아 맹목적으로 미국으로 향하는 행태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 경제난 닥친 1960년대 중반부터 탈출 시작
사탕수수 생산과 옛소련의 지원으로 나라 경제를 지탱하던 피델 카스트로 쿠바 혁명 정부는 1960년대 중반부터 경제적인 어려움을 본격적으로 겪었다.
서민들의 생활고가 가중되는 가운데 1976년 제정한 쿠바 헌법에 스스로를 종신 지도자로 규정한 피델 카스트로를 향한 불신감도 깊어 갔다.
카스트로의 독재에 환멸을 느낀 수백 명의 망명자가 발생하자 쿠바 정부는 1965년 카마리오카항에서 미국으로 건너가는 것을 허용했다.
이후 린든 존슨 당시 미국 대통령의 쿠바 탈출 지원 프로그램으로 8년간 26만명이 탈출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피델 카스트로는 불법 이민자가 계속 생기자 1980년 ‘이주법안’을 제정했다.
이주법안이 마련되자 1년여간 25만여명이 고무 튜브나 크고 작은 보트에 몸을 맡기고 미국 플로리다로 향하는 등 탈출 행렬의 봇물이 터졌다.
특히 1999년 11월 표류하던 쿠바 소년 엘리안 곤살레스 구출 사건은 목숨을 걸고라도 궁핍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쿠바인들의 현실을 국제사회에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곤살레스는 어머니 등 12명과 보트에 함께 타고 플로리다로 향하다 모터가 고장나 보트가 가라앉자 고무튜브에서 50시간을 표류하다가 기적적으로 다른 사람 1명과 함께 미국 어부에 의해 구조됐다.
미국은 국제법에 따라 엘리안을 돌려보내려 했으나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쿠바 출신 미국인들이 “자유를 찾아온 것”이라며 시위를 벌이면서 거부하는 등 국제적인 이슈가 됐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외교 문제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자 결국 엘리안을 쿠바로 돌려보냈다.
◇ ‘낡은 보트’ 난민 끊이지 않아…국교 정상화후 변화 주목
미국은 쿠바 난민들이 해상에서 해안경비대 등에 적발되면 쿠바로 되돌려보내고, 일단 육지에 발을 밟으면 영구 거주권을 얻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젖은 발, 마른 발’(wet foot, dry foot) 정책을 199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때문에 플로리다 해역을 통해 직접 미국 땅을 밟으려는 쿠바인들은 바다에서 적발되지 않고 어떻게든 ‘마른 땅’에 올라가야 한다.
지난 9월에는 쿠바 남성 9명이 옛소련제 디젤 엔진을 장착하고 타이어 고무 튜브 4개를 양옆에 묶은 낡은 고무보트를 타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키 비스케인 해변에 발을 디뎠다.
이들은 젖은 발에서 마른 발로 바뀌는 순간 ‘쿠바, 쿠바’를 외치며 환호성을 질렀고, 해변의 현지 관광객들은 신기하다는 듯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달 플로리다 남부 키스제도와 키웨스트 서쪽 드라이 토르투가스 국립공원 인근 바다에서 적발된 45명의 젖은 발 쿠바인은 되돌려보내졌다.
미국 땅 상륙은 멕시코 남부 해역까지 먼 곳을 돌아 육로를 통하기도 하지만, 표류 사고 등의 위험은 더 크다.
지난 8월 쿠바 동부 그란마주 만사니요항을 출발한 25명의 쿠바인은 보트의 모터가 고장 나면서 표류하다가 10명이 희생된 뒤 한 달여 만에 멕시코 남부 유카탄 반도 해상에서 멕시코 해군에 적발됐다.
표류 과정에서 6개월 된 임신부가 소변을 받아 마시며 연명하다가 목숨을 잃는가 하면 10대 소년은 구출 즉시 심장바미로 숨지기도 했다.
미국 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2014회계연도인 작년 10월 이후 9월까지 미국 영해에서 적발된 쿠바 난민은 3천400명으로 아이티 난민 5천100명 다음으로 많다.
이 기간 플로리다 남부 상륙에 성공한 쿠바 난민은 780명에 그쳤으나 2013회계연도 359명의 배가 넘는다.
이번 회계연도에 미국 망명에 성공한 쿠바인은 총 2만2천500명이다.
이 가운데 멕시코 국경을 통해 넘어온 쿠바인은 1만7천명 안팎으로 2013회계연도 4천640명의 3배가 넘는다.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로 젖은 발, 마른 발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미국 땅을 동경하는 쿠바인들의 마음에 어떠한 변화가 생길지도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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