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제 짝퉁 ‘김일성·김정일 배지’, 북한서 인기

중국제 짝퉁 ‘김일성·김정일 배지’, 북한서 인기

입력 2015-07-11 11:02
수정 2015-07-1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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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제조된 짝퉁 ‘김일성·김정일 배지’가 북한 시중에서 헐값에 거래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0일 보도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얼굴이 모두 새겨진 이 배지의 중국산 모조품이 북한에 밀반입되면서 20만원(북한돈)하던 ‘진품’ 배지를 밀어내고 4천원으로 폭락한 가격에 인기를 끌고 있다고 RFA는 전했다.

이 배지 가격이 달걀 4개를 살 수 있는 헐값으로 떨어져 암거래가 활발해지자 북한 당국은 최고 ‘존엄’에 대한 모욕으로 간주하고 문제의 짝퉁 거래에 대해 엄벌에 처할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우상화 배지’ 가운데서 가장 가치가 높은 해당 배지는 북한 외교관이나 국가대표단이 외국을 방문할 때 가슴에 부착한다. 국내에서 이 배지를 달면 고위 인사로 간주된다.

세계북한문제연구소 안찬일 소장은 “이 배지의 범람은 김일성·김정일에 대한 북한 주민의 존경이 조소로 바뀌는 새 시대가 열리는 것”이라면서 “북한의 주체 사상과 정치 규율 기강이 해이해지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5월부터 이 배지를 가슴에 달지 않고 공개석상에 등장했으며, 그의 부인 리설주도 이 배지를 옷핀으로 대신 사용한 적이 있어 주목된다고 RFA는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제1위원장이 집권 3년 만에 이미 군권을 장악해 조부와 부친의 후광이 필요없어졌으며 북한 주민의 우상화 배지 달기에 변화가 나타나는 전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RFA는 덧붙였다.

북한은 이미 지난 2013년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 정문 옆 선전판 사진을 교체하면서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사진을 없애고 김정은 제1위원장의 사진으로 채워 ‘김정은 시대’ 개막을 강조하는 움직임을 보인 적이 있다.

스위스 유학 경험으로 서구 문물에 익숙한 김 제1위원장이 배지를 통한 우상화 방식이 ‘낡았다’고 생각해 변화를 꾀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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