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보도’육아 친화적’ 환경 찾아 이직 감수 남성 증가
일본에서는 육아에 적극적인 남성을 지칭하는 ‘이쿠맨(イクメン)’이 일상어로 통용된다. ‘육아(育兒)’를 의미하는 일본어 ‘이쿠지’와 ‘남성’을 말하는 ‘맨’이 합쳐진 ‘이쿠맨’들이 육아에 유리한 환경을 찾아 이직하는 사례가 종종 나오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26일 보도했다.’베넷세 교육종합연구소’의 작년 조사에서 ‘가사나 육아에 현재 수준 이상으로 관여하고 싶다’고 답한 ‘아버지’들은 2005년 조사결과보다 10% 포인트 증가한 58%로 집계됐다.
하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오후 9시 이후 귀가하는 아버지들이 전체의 약 40%이며, 이들 중 85%가 자녀와 보내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가 없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수입 하락을 감수하고서라도 아이와 오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직업을 찾는 남성들이 나오고 있다.
최신 통계는 없지만, 과거 조사결과를 보면 ‘이쿠멘’들의 이직이 늘어나는 추세임을 짐작할 수 있다. 5년마다 실시하는 총무성의 조사에서 육아를 이유로 이직한 남성 수는 1997년부터 2002년 사이에 5천 100명이던 것이 10년후인 2007년 9월부터 2012년 9월 사이에 1만 200명으로 배증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5세와 9세인 두 자녀의 아버지인 47세 남성은 요미우리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바빠서 아이들과 대화도 할 수 없고 아내는 블로그에 육아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었기 때문”에 과거 다녔던 정보기술(IT) 계열 기업에 비해 연봉이 훨씬 낮은 계약직 자리로 옮겼다고 소개했다. 생활비가 빠듯해지자 이 남성은 아침에는 화물 하역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다.
오사카(大阪) 교육대의 오자키 야스히로 교수는 “남성 의식의 변화에 미처 대응하지 못하는 직장이 많다”며 “인구 감소 때문에 사회의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직장 풍토의 개선이나 근무 시간 유연화 등 남성의 근무 방식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자키 교수는 또 “아이를 낳고 키우기 쉬운 사회를 만드는데는 남성의 ‘가정 진출’이 불가결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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