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터넷서 장쩌민 생일 ‘축하 물결’…“시진핑에 불만 반영”

中인터넷서 장쩌민 생일 ‘축하 물결’…“시진핑에 불만 반영”

입력 2016-08-18 12:51
수정 2016-08-18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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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축하해요. 두꺼비 아저씨. 1초 더.”

중국 누리꾼이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 주석의 90세 생일(17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微信·위챗)에 올린 글이다.

‘두꺼비 아저씨’는 장 전 주석 재임기간에 그의 외모를 조롱하기 위해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장 전 주석에 대한 친근감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쓰인다.

‘1초 더’는 장 전 주석 팬들이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장 전 주석의 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현이다.

이 누리꾼은 생일 축하 글을 장 전 주석의 나이를 의미하는 숫자 ‘90’ 도형 안에 직사각형 안경을 쓴 장 전 주석의 얼굴이 새겨진 캐리커처와 함께 게시했다.

장 전 주석의 90세 생일을 맞아 중국 누리꾼 사이에서 그의 생일을 축하하는 놀이가 유행하고 있다고 중화권 언론이 18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장 전 주석의 생일 축하 행사를 열지 않고 있고 관영 매체도 장 전 주석의 생일 관련 보도를 하지 않고 있지만, 인터넷에는 생일 축하 글과 과거 홍콩 언론인에게 화를 낸 모습 등 장 전 주석의 행적을 추억하는 동영상 등이 수만 건 게시됐다고 언론이 전했다.

2000년 장 전 주석으로부터 꾸지람을 들은 홍콩 기자도 장 전 주석의 얼굴 캐리커처가 새겨진 케이크를 든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한때 조롱의 대상이던 장 전 주석의 노래 실력과 특이한 외교 스타일도 칭송의 대상이 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2014년 장 전 주석의 고향인 장쑤(江蘇)성의 한 블로거가 장 전 주석을 ‘우리의 두꺼비’라고 부르며 그에 관한 글을 집중적으로 쓰면서 장 전 주석 팬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최근 몇년 새 장 전 주석의 팬이 늘어나는 것은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이라는 관측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장쑤성 블로거는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장 전 주석이 대중 앞에서 노래하는 것을 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중국 최고지도자가 황제가 아니라 보통 사람이라는 것을 세계에 보여줬다며 “약간 우스꽝스러운 지도자가 오만하고 자기 중심적인 지도자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중국의 정치평론가인 장리판(章立凡)은 영국 BBC에 사람들이 장 전 주석 재임 때 후야오방(胡耀邦·1915∼1989) 전 당 총서기와 자오쯔양(趙紫陽·1919∼2005) 전 총서기를 추억했지만, 장 전 주석 퇴임 후에는 그를 추억하고 있다며 “현 상황에 대한 불만을 직접 표현할 수 없는 국민이 이전 지도자를 추억함으로써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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