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아베 통화 “대화할 때 아니다”, 안보리 긴급회의…“中책임론 커질 것”

트럼프·아베 통화 “대화할 때 아니다”, 안보리 긴급회의…“中책임론 커질 것”

입력 2017-08-29 22:28
수정 2017-08-2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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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12개 지역 “지하로 피신” 방송…中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

29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과 일본이 강력히 규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폭거”라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는 발사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40여분간 통화를 하고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면서 대북 압박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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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일본은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지나간 것에 대해 처음으로 피란 권고를 하는 등 민감하게 대응했다. NHK는 이날 오전 6시 2분쯤 정규방송을 중단한 채 ‘국민 보호에 관한 정보’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홋카이도, 아오모리현 등 12개 지역에는 “튼튼한 건물이나 지하로 피신해 달라”는 피란 경고 방송도 함께 내보냈다. 도호쿠신칸센, JR홋카이도 등 열차 운행도 잠시 중단됐다. 북한 탄도 발사체의 일본 열도 상공 통과는 2016년 2월 이후 1년 반 만이다. 북한 발사체는 1998년 8월 31일을 비롯해 지금까지 5차례에 걸쳐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

미국 언론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지고 긴장감이 고조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김정은 5년 집권하에 가장 뻔뻔한 도발이자 평양과 외부 세계 사이의 긴장을 재점화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에이브러햄 덴마크 전 미 국방부 동아시아 부차관보는 WP에 “이번 발사는 훨씬 더 위험한 실험”이라면서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에 떨어진다면 사실상 일본에 대한 공격과 마찬가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한국과 미국의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불만과 항의의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AP 통신은 “미국의 가까운 우방(일본)의 영공을 통과한 공격적인 시험 비행은 워싱턴과 서울의 ‘워게임’이 진행되는 가운데 명백한 반항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이날 한·미·일 3국의 요구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가 29일(현지시간) 오후 열릴 예정이다.

중국 외교부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이 대북 압박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북핵 문제는 압력을 강화한다고 해서 해결할 수 없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중국도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다. 중국이 제시한 해법인 쌍중단(북핵 활동과 한·미 훈련 중단 맞교환)이 북한의 계속된 도발로 힘을 잃게 됐기 때문이다. 조심스럽게 추진해 오던 쿵쉬안유(孔鉉佑) 신임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북한 방문도 미뤄질 전망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미국의 ‘중국 책임론’이 더 거세질 것이며 중국의 대북 제재 강화에 따른 북한의 반발도 더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7-08-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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