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핵 지원·달러 세탁’ 中기업 첫 제재

美, ‘북핵 지원·달러 세탁’ 中기업 첫 제재

김미경 기자
김미경 기자
입력 2016-09-27 22:54
수정 2016-09-2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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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위장회사 통해 北과 불법거래 훙샹대표 등 4명 기소·계좌 몰수

미국 법무부와 재무부가 26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지원하고 돈세탁을 한 혐의로 중국 기업 단둥훙샹실업발전(DHID)과 이 기업 대표 마샤오훙(45) 등 관계자 4명을 기소함과 동시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 행정명령에 따라 비확산 관련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미 법무부와 재무부가 북한과의 불법 거래 혐의로 중국 기업을 기소하고 제재에 나선 것은 처음으로, 북한의 잇단 핵실험·미사일 발사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효과를 높이기 위해 중국을 옥죄고, 이를 통해 북한으로 들어가는 자금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같은 조치에는 미국 수사기관의 역할이 컸다. 빌 프리스탭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은 성명에서 “FBI는 (중국 기업의) 이런 법 위반을 극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이런 종류의 불법 행위를 막기 위해 모든 수사력을 동원할 것”이라며 “이번 경우 본부뿐 아니라 피닉스와 뉴어크 사무실 소속 요원들과 분석가들, 범죄과학 회계사들 모두가 수사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미 정부의 사상 첫 ‘쌍끌이’ 기소와 제재는 불법 기업·개인을 잡는 ‘저승사자’ FBI가 대규모 인력을 동원, 수개월간 진행한 고강도 수사의 결과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월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 제재 행정명령 이후 FBI가 조사에 나서 DHID와 마 대표의 불법 행각을 샅샅이 뒤진 결과 이 기업이 2009년 8월부터 2015년 9월 사이에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세이셸군도, 홍콩 등에 세운 ‘프런트(위장) 회사’를 통해 중국 은행 계좌를 열어 북한과 불법 달러 거래를 하면서 미국의 제재망을 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FBI가 DHID와 마 대표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뒤 전문가 수백명을 투입, 대북 제재를 어긴 불법 행위를 확인했다”며 “이를 중국 정부에 알렸으며 중국 측도 FBI의 수사 내용이 명확하기 때문에 자체 조사 및 법적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전했다.

DHID는 북한과 무역을 하면서 핵개발 지원 혐의로 미 재무부 및 유엔 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 광선은행을 대신해 미국 환거래은행을 통해 달러를 거래했으며 광선은행은 존재를 들키지 않고 달러를 확보해 또 다른 제재 대상인 북한 단천상업은행과 혁신무역회사에 자금을 지원했다. 결국 제재 대상 북한 은행이 중국 위장회사를 통해 미국 은행을 거쳐 불법 달러 거래를 한 것이 확인된 것이다. 그동안 북한이 중국 위장 회사를 통해 불법 달러 거래를 하고 있다는 첩보는 많았으나 사실로 드러나 기소된 것은 처음이다.
 법무부는 이날 DHID와 마 대표 등 4명을 대량살상무기확산제재법(WMDPSR) 위반 혐의로 기소했으며 DHID와 위장 회사들이 소유한 중국 은행 계좌 25개에 대해 ‘돈세탁’ 혐의로 민사상 몰수 조치를 취했다. 또 지난달 3일 뉴저지 법원이 DHID와 마 대표 등 4명을 국가비상경제권법(IEEPA) 위반 및 돈세탁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법무부와 FBI 조치에 이어 재무부도 이날 DHID와 마 대표 등 4명을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3월 발동한 대북 제재 행정명령에 따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재무부가 지난 2월 발효된 미 의회의 대북제재강화법 및 대통령 행정명령이 부과한 ‘세컨더리 보이콧’ 수준의 제재를 취한 것은 처음이며, 특히 북한 핵 개발을 지원한 혐의로 중국 기업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킨 것도 처음이다. 이번 조치로 DHID와 마 대표 등 4명의 미국 내 보유 자산은 동결되고, 미국과의 어떤 거래도 할 수 없으며, 미국 방문도 금지된다. 워싱턴 소식통은 “2005년 미 재무부의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제재와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법무부의 기소 발표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한·미 연구소가 최근 공동보고서를 통해 DHID의 대북 핵개발 품목 수출 및 제재 대상 북한 은행 거래 의혹을 제기한 뒤 미·중 정부의 DHID 수사가 보도됐고, 법무부의 법적 조치가 조만간 있을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재무부의 DHID와 마 대표 등 4명에 대한 제재 발표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 워싱턴 소식통들의 평가다. 한 소식통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미 의회가 대북제재강화법을 제정, 미 정부에 ‘세컨더리 보이콧’ 수준의 제재 재량권을 부과했고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까지 나와 재무부가 칼자루를 쥔 상태였으나 미·중 관계 악화를 우려한 국무부의 의견이 반영돼 시간을 끌어온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법무부와 FBI의 조치로 재무부가 처음으로 북핵을 지원한 중국 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미 정부가 중국을 겨냥해 칼을 뽑은 만큼 미·중 관계에 악영향을 미쳐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추진하고 있는 대북 제재 결의안 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이 협조하지 않으면 미국이 추가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미·중이 이미 물밑 협업을 벌여 DHID와 마 대표를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미 정부의 중국 기업 기소 및 제재에 대해 중국 정부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을 놓고 세컨더리 보이콧까지 염두에 두는 미국과 특정 국가의 독자적 제재를 반대하는 중국 간 마찰이 예상된다.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특정 국가(미국)가 자국의 국내법을 중국 기업과 개인에게까지 확대해 적용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우리는 이와 같은 입장을 최근 미국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이미 전달했다”고 밝혔다. 훙샹그룹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미국이 협력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중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처리할 일이지 미국이 간여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겅 대변인은 또 “중국은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며 “어떠한 기업과 개인이 위법행위를 한다면 조사를 거쳐 엄중하게 처리할 것이고 이런 과정에서 상호 존중과 상호 대등의 원칙에 따라 관련 국가와 협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미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북한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이 북핵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겅 대변인은 “북한 핵 문제는 중국의 책임이 아니다”라며 “중국은 북한의 인접국으로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한반도 평화 안정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경 서울시의원, 성동구상공회·한양대 최고경영자과정 수료식에서 축사

서울시의회 구미경 의원(국민의힘, 성동 제2선거구)은 지난 10일 한양대학교 HIT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성동구상공회·한양대학교 제24기 최고경영자과정 수료식’에 참석해 축사를 전하고, 지역 경제를 이끄는 경영자들에게 진심 어린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날 수료식은 서울대 주영섭 교수(전 중소기업청장)의 특별강연으로 시작됐다. 주 교수는 ‘대전환 시대의 패러다임 혁명과 기업 경영혁신 전략’을 주제로,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 시대 속에서 지역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전략적 통찰을 제시해 참석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번 최고경영자과정은 성동구상공회와 한양대학교가 공동으로 운영한 프로그램으로, 지역 내 기업인들의 경영 역량 제고와 산업 간 교류를 지원하기 위해 매년 개설되고 있다. 구 의원은 축사를 통해 “쉽지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도 지역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수료생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라며 “앞으로도 지역 기업과 상공인이 상생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시의원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성동구상공회는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각종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한양대학교와 함께 지역산업의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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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6-09-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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