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1조 1000억 유로 돈 풀기
유럽 은행 간의 단기자금 조달 금리인 유리보(Euribor)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권에 진입했다. 유리보 금리가 마이너스대로 떨어진 것은 블룸버그가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8년 말 이후 처음이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3개월짜리 유리보 금리는 21일(현지시간) -0.001%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매달 600억 유로(약 69조 5562억원) 규모의 채권 매입을 통한 돈 풀기가 국채 및 회사채 금리를 마이너스로 떨어뜨린 데 이어 유리보 금리까지 마이너스로 밀어넣은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의 각종 금리는 ECB가 지난 3월부터 1조 1000억 유로를 풀기 위한 양적 완화를 시작하면서 속속 마이너스권으로 추락하고 있다.
민간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맡기는 예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데 이어 유로존 국채 금리도 꾸준히 하락해 대거 마이너스권에 들어섰다. 여기에다 은행들이 자금을 주고받는 유리보 금리까지 마이너스 영역에 합류한 것이다.
한 전문가는 “유리보 금리의 하락은 돈을 빌리는 사람에게는 좋은 뉴스지만 빌려주는 사람에게는 나쁜 뉴스”라며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은행들이 현금을 비축하지 않고 사용하기를 원했지만 양적완화는 오히려 은행들에 위험을 안겨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5-04-2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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