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은행세 부담·규제강화 우려에 도이체방크·HSBC 등 사업부 이전 검토
글로벌 은행들이 유럽 금융의 중심지 영국 런던을 탈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가능성과 은행세 부담, 규제 강화 때문이다. 유럽 최대 투자은행 도이체방크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대비해 영국 사업부 상당 부분을 독일로 옮길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2017년에 실시한다는 방침이다.도이체방크는 리스크와 전략, 리서치 담당 고위 임원 등으로 실무그룹을 구성해 영국의 EU 탈퇴가 현지 사업에 미칠 영향 등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브렉시트가 이뤄지면 영국 사업부의 일부 활동 거점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거점인 독일로 이전하는 게 나을지를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최대 은행인 HSBC는 지난달 런던 본사 이전 여부에 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으며, 연내 결정할 예정이다. 더글러스 핀트 HSBC 회장은 “이사회가 은행 경영진에게 새로운 환경 아래 HSBC 본사 소재지로 어느 곳이 최적인지를 검토할 것을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HSBC의 본사 이전은 영국의 EU 회원국 지위 유지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은행세 부담, 규제 강화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은 2011년 처음 은행세를 도입한 이후 현재까지 모두 아홉 차례에 걸쳐 인상했다. 현재 은행세는 0.21%이며, 추가 인상도 예고돼 있다.
이에 앞서 씨티그룹과 모건스탠리 등은 브렉시트로 현지 사업부 철수를 결정한다면 런던의 대안으로 아일랜드 더블린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5-05-20 1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