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 “시장, 투매 과다했다고 인식”…”또 흔들릴 수 있다””드라기 ‘동요에 익숙해져야 한다’ 발언, 불에 기름 부은 격”
“시장 동요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으로 더 흔들린 채권시장이 이제는 진정 기미를 보인다고 로이터가 4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그러나 블룸버그는 한 달여 사이 채권시장에서 두 차례의 투매가 이어졌으며, 또다시 동요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등 시장은 여전히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집계에 의하면 10년 만기 독일 국채 수익률은 4일 오후 0.82%로, 0.06%포인트(6bp) 하락했다.
독일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2∼3일 25bp 뛰어,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높은 0.89%까지 상승했다.
이 같은 2일간 상승폭은 유로화 출범 후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
채권 수익률 하락은 그만큼 시세가 회복됐다는 의미다.
미국 국채 30년물 수익률도 4일 오전 3.043%로, 전날의 3.104%에서 하락했다.
이 수익률은 이번 파동 와중에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은 3.159%까지 치솟았음을 로이터는 상기시켰다.
이번에 8개월 사이 기록인 2.425%까지 치솟았던 미국 국채 10년물도 4일 오전 2.310%로, 전날의 2.368%에서 하락했다.
노무라 증권의 뉴욕 소재 조지 콘칼베스 수석 미국 금리 전략가는 로이터에 “시장이 매우 기술적으로 움직였다”면서 “(채권 수익률이 이번에) 너무 뛴 것으로 시장이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 상황(드라기 발언과 그리스 사태를 의미) 때문에 시장이 다소 과하게 요동쳤음을 투자자들이 이제 인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콘칼베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실제로 금리를 올릴 때까지 이런 미국과 독일 국채 수익률 동조 현상이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도이체방크의 올레그 말렌티예프와 다니엘 소리드 두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채권 투자자가 마침내 깨어나 “기초여건(펀더멘털)의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드라기의 경고처럼 시장이 계속 흔들릴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벨기에 브뤼셀 소재 KBC 뱅크의 피에트 라멘스 리서치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불과 한 달여 만에 두 차례의 채권 투매를 겪었다”면서 따라서 “또 다른 소요가 없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 관계자들은 드라기 발언이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유럽 및 일본 채권시장이 동시에 요동치면서 올해 들어 불어난 시장 가치가 모두 증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블룸버그가 전한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fAML)의 글로벌 브로드마켓 지수 분석에 의하면, 전체 액면가 총 41조 달러(약 4경5천522조원)의 약 0.4%가 감소했다.
퍼스트 프린시플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더그 다칠레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에 “드라기가 다른 중앙은행장들의 노력을 풍비박산 낸 셈”이라고 말했다.
이는 그간 초 완화로 어렵사리 장기 금리 상승을 억제해온 것이 드라기의 말 한마디로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다칠레는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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