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후 유럽 증시 일제히 급등…기재부, 오늘 시장상황점검회의
유럽중앙은행(ECB)이 10일(현지시간) 창설 이후 최초로 기준금리를 제로(0)로 결정했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일제히 인하하고 양적완화를 확대하는 등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놨다.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05% 포인트 인하해 0%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1998년 창설된 이후 ECB가 기준금리를 제로로 낮춘 것은 처음이다. 또한 예금금리는 -0.3%에서 -0.4%로 인하하고, 한계대출금리는 0.3%에서 0.25%로 낮췄다. 이날 결정된 금리는 오는 16일부터 적용된다.
ECB는 채권 매입 규모도 매달 600억 유로에서 800억 유로(약 105조원)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채권 매입 대상에는 기존의 국채, 커버드본드, 자산유동화증권(ABS), 유럽 기관채 외에도 비금융기관이 발행한 채권(회사채) 중 투자적격 채권도 포함된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예금금리를 밑도는 채권은 구입하지 못하는 규제 때문에 ECB가 매입 채권의 범위를 국채에서 회사채로 확대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현재 독일 국채 등 유럽 국채 대부분은 이미 예금금리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CB는 또한 오는 6월 종료될 예정인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의 ‘속편’을 6월부터 새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TLTRO는 ECB가 2014년 9월 실시한 것으로 실물경제에 대출을 더 많이 해주는 은행에 낮은 금리로 최장 4년까지 돈을 빌려 주는 프로그램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을 갖고 추가 금리인하 및 양적완화 확대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예금금리 0.1% 포인트 인하, 채권 매입 규모 100억 유로 확대를 전망했으나, 이날 발표된 ECB의 경기부양책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이날 ECB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혼조세로 출발했으나 ECB의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확대 소식이 전해진 오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 2시 15분(유럽 중부시간) 현재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0.68% 오른 6188.00을 나타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2.23% 상승했으며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도 2.57%나 오른 상태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11일 오전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어 ECB 회의 결과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6-03-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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