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히브리어 원전 역주서 발간

창세기 히브리어 원전 역주서 발간

입력 2011-04-27 00:00
수정 2011-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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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석종 교수, 국내 최초 개인 차원서 ‘창세기 역주’ 완성

구약성경 첫 권, 창세기를 성경 히브리어 원전인 ‘마소라 사본’의 원뜻과 소리를 충실히 살려 번역한 역주서가 나왔다.

방석종 전 감리교신학대(구약학) 교수가 3년간 매달려 세상에 낸 ‘창세기 역주’(전통문화연구회 펴냄)다. 기독교 기관이나 단체가 아닌 개인 차원에서 마소라 사본을 토대로 창세기 역주서를 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땅에서 우리말로 성경이 완역된 지 올해로 100년째. 기독교계는 예배용 공용 성경 개역 개정(1997년)·천주교 성경(2005년)을 비롯해 공동 번역(1978년)·표준 새 번역(1993년) 등 공용 번역을 통해 원문과의 오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럼에도 옛 번역을 답습한 부분이 많아 여전히 신자들이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목회자들도 적지 않은 혼란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번 ‘창세기 역주’의 가장 큰 특징은 원문의 뜻과 음을 최대한 살렸다는 점이다. 인명·지명 등 고유명사를 원음주의에 따라 표기해 이삭·이사악은 이츠하크로, 벧엘·베텔은 베트엘로 쓰는 식이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주석 부분에 히브리어의 문법적 설명 외에도 각종 자료를 붙여 뜻을 상세하게 밝혔다. 자세한 소제목을 달아 제목만으로도 단락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한 점도 눈에 띈다.

책의 탄생 경위도 예사롭지 않다. 평생 구약학 연구에 매달려 온 방 교수가 지도하던 은평감리교회의 교육과정 ‘모세오경 연구 과정’이 출발점이다.

작은 독회 모임에서 번역을 계획해 이 교회 목사, 장로, 권사를 비롯한 신학·국어·교정 전문가 100여명이 3년에 걸친 독회와 감수, 윤문, 교정 작업을 했다. 역주서의 시작과 끝이 모두 은평감리교회의 작품인 셈이다. 이 모임은 앞으로 모세오경을 모두 간행할 예정이다.

주로 동양 고전 번역 출판에 치중해 왔던 전통문화연구회가 책 출판을 맡은 것도 흥미롭다. 이계황 전통문화연구회 회장은 “이 땅에서 종교 간 갈등의 수위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며 “서양 고전의 정수인 기독교 경전을 번역하는 일은 동서 고전을 통한 종교 간 이해와 평화 차원에서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출판 배경을 밝혔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2011-04-2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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