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왕족 김일용 묘지명, 중국 시안서 발견

신라 왕족 김일용 묘지명, 중국 시안서 발견

입력 2013-02-15 00:00
수정 2013-02-1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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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왕의 종형(宗兄)으로서 당(唐)에 건너가 고위직에 올랐다가 당시 수도였던 장안(長安· 산시성 시안)에서 숨진 김일용(金日用)의 묘지명(墓誌銘)이 공개된다. 한국고대사 전공인 김영관 제주대 사학과 교수는 오는 16일 오후 서강대 정하상관에서 열리는 신라사학회 제122회 학술발표회에서 ‘재당(在唐) 신라인 김일용 묘지명의 초보적 검토’를 발표한다. 이 묘지명은 시안에 있는 민간박물관으로 2009년 개관한 대당서시박물관(大唐西市博物館)이 이듬해 구입해 소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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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시성 시안의 대당서시박물관에서 발견한 김일용 묘지명은 전체 17행으로 해서체로 총 302자를 음각했다. 오른쪽에서 세번째 행의 하단에 ‘신라왕의 종형이다’는 뜻의 ‘신라왕 지종형야(新羅王  之從兄也)’라고 새겨져 있다. 김영관 제주대 교수 제공
중국 산시성 시안의 대당서시박물관에서 발견한 김일용 묘지명은 전체 17행으로 해서체로 총 302자를 음각했다. 오른쪽에서 세번째 행의 하단에 ‘신라왕의 종형이다’는 뜻의 ‘신라왕 지종형야(新羅王 之從兄也)’라고 새겨져 있다.
김영관 제주대 교수 제공


김 교수는 묘지명의 주인공 김일용은 신라왕의 종형으로 713년 신라에서 태어나 당에 들어와 황제를 숙위( 호위)하다가 774년 62세로 장안성 숭현방의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김일용은 생전에 종3품인 은청광록대부 광록경(銀靑光祿大夫光祿卿)이라는 벼슬까지 올라 사후 당시 당 황제가 예주도독을 추증했다.

김 교수는 김일용이 원래 신라의 왕족으로 당에 숙위했다는 사실을 묘지명으로 알 수는 있지만 신라에서의 행적과 신라왕 누구의 종형인지 등등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다만 김일용이 숨진 당시 신라왕이 혜공왕(재위 765~779)이므로 그의 종형으로 볼 수 있다”면서 “그렇다면 김일용의 아버지는 혜공왕의 아버지인 경덕왕(재위 742~764)의 형제로 봐야 한다”고 14일 말했다. 김 교수는 “신라는 왕족을 조공을 위한 사신으로 보내는 것이 일상적이었고, 사신은 당나라에 장기간 체류하면서 황제를 근시(近侍)하는 ‘숙위’였다”면서 “김일용은 근친과 혈족을 정치로부터 분리시켜 왕권을 강화하고자 했던 신라의 정책때문에 당에서 살다 귀국하지 못한 기구한 팔자”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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