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흔들’ 볼 때마다 살아있네!

‘흔들흔들’ 볼 때마다 살아있네!

입력 2013-07-17 00:00
수정 2013-07-1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모빌 창시자 알렉산더 칼더 회고전…조각·회화·장신구 등 110여점 공개

아기들의 침대 머리맡은 휑했을지도 모른다. 그가 없었다면 바람에 팔랑이는 형형색색 ‘모빌’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 터이다.

칼더의 말년 대표작 ‘거대한 주름’(1971) 삼성미술관 리움 제공
칼더의 말년 대표작 ‘거대한 주름’(1971)
삼성미술관 리움 제공


모빌의 창시자인 알렉산더 칼더(1898~1976)의 이야기다. 칼더의 외손자인 알렉산더 로워 칼더재단 대표는 16일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린 회고전 설명회에서 “어렸을 적 할아버지댁 창문으로 엿보던 대형 모빌을 이곳 정원에서 다시 만나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그는 “할아버지의 작품을 단순히 색과 형태, 움직임의 조합으로만 보는 게 아쉽다. 관객이 작품을 볼 때마다 달라지는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더해야 한다”며 “9년 전부터 준비된 이번 회고전에는 할아버지의 전 생애에 걸친 작품 110여점이 공개된다”고 강조했다.

18일부터 오는 10월 20일까지 이어지는 회고전은 아시아 최대 규모다. ‘거대한 주름’(1971) 등 모빌과 ‘스태빌’ 외에도 회화, 장신구 등이 전시된다. 모빌과 스태빌은 동물, 서커스, 인물 등을 철사로 표현해 3차원 공간의 드로잉으로 발전시킨 것들이다. 1932년 원반에 삼원색을 칠한 뒤 철사에 매달아 만든 ‘움직이는 추상’을 뒤샹이 처음으로 모빌이라 불렀고, 이듬해 아르프는 ‘정지된 추상’을 스태빌이라 이름 불였다. 조각을 양감과 좌대에서 해방시킨 혁명인 셈이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조각가인 아버지와 화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칼더는 어려서부터 ‘쓰레기꾼’으로 불렸다. 버린 철사와 깡통을 활용하는 남다른 재주 때문이다. 공대를 졸업하고 4년간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뉴욕의 예술학교에 다시 입학해 전위예술을 접한다. 이 시기 테니스장과 조선소 등을 다룬 초기 회화 작품과 서커스단 동물들의 역동적 움직임을 담은 스케치를 남겼다. 1926년부터 수년간 파리에 머물며 몬드리안, 미로, 뒤샹, 아르프 등 추상·초현실 미술가들과 친분을 쌓았고 철사조각에 추상을 덧입혔다. 칼더는 미 코네티컷으로 돌아와 1940~1950년대 전성기를 누린다. 리움 관계자는 “아내 루이자에게 증정한 43세 생일 선물이 담배상자를 재활용한 작품일 정도로 평생 깨진 유리, 맥주캔 등 폐품으로 창의성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02)2014-6900.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3-07-17 2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