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사람일까” 수능 마친 전주고생들의 ‘자기사랑고백’ 편지

“나는 어떤 사람일까” 수능 마친 전주고생들의 ‘자기사랑고백’ 편지

입력 2015-12-02 13:41
수정 2015-12-0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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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뜻 편지를 적기가 어려워요.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목표, 꿈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거든요.”

2일 오전 수능을 마친 200여명의 전주고등학교 고3 학생들은 시청각실에 모여 엽서 쓰기에 골몰했다. 대학으로 사회로, 저마다 갈 길을 개척해야 하는 학생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이른바 ‘자기 사랑 고백(자사고)’ 편지를 적었다.

학생들이 1년 후 나의 꿈, 목표, 바람처럼 사소한 고백으로 자신의 약점을 발견하고 보완하며 장점도 확인하는 시간이다. ‘수능 지옥’에서 탈출해 해방감을 만끽하고 있던 학생들은 떠들썩한 분위기에서 손 편지를 받아들었지만 쉽게 공간을 채우지 못했다. 행사에 참여한 권정훈(19)군은 “논술전형에 대비해서 A3 용지에 수천자의 글도 적어봤는데 오늘은 왠지 엽서에 들어갈 몇 백자 적기가 어렵다”며 “수능에 얽매였던 탓에 나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편지를 쓰기 전 “자신에게 솔직하라”는 김병수 전북지방우정청장의 조언도 들었지만 학생들의 펜대는 좀처럼 유연하게 흐르지 않았다. 한 학생의 편지에는 “1년 후에는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깨달았으면…”이라는 글귀가 겨우 적혔다.

행사를 주최한 ‘손편지쓰기운동본부’는 이날 학생들이 적은 편지를 보관해뒀다가 1년 후에 학생들이 편지에 적은 주소로 발송한다. 김양환 전주고등학교 교사는 “오늘 수능성적표를 받은 학생들의 가슴에 가시가 박힐 수도 있지만 이 시간을 통해 힘내서 나름의 인생을 설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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